[사설]

청주시의 상징과도 같은 우암산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둘레길 조성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아직 논의 단계에 있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필요성에 대해서는 청주시민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더구나 9년전 첫 추진의 발목을 잡은 주변교통 상황이 많이 바뀐 만큼 이번에는 우암산 둘레길이 시민들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남들에게 내세울만한 이렇다할 관광자원이 없는 청주시로서는 시민들의 쉼터이자 공원이면서 청주를 대표할 만한 관광지가 만들어지게 된다.

굳이 산을 찾지 않아도 청주시 전역에서 어렵지 않게 그 위용을 확인할 수 있는 우암산은 청주의 주산(主山)으로 지역민들과 함께 했다. 무심천과 함께 청주 발전의 지리적 기본 축이면서 출향인들을 비롯한 청주인(淸州人)의 뿌리와도 같은 존재다. 하지만 그동안 우암산은 지역민의 마음속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남과 북, 서쪽으로 도시가 확대된데다가 시민들의 발길을 끌만한 별다른 요인이 없다보니 그저 바라볼 뿐인 대상이었다. 따라서 둘레길은 그런 우암산이 시민 품으로 돌아오는 창구가 되는 셈이다.

지금 논의되는 내용대로라면 우암산 순환도로의 한 차로를 둘레길로 꾸미고 차량운행은 일방통행으로 변경하게 될 것 같다. 또한 장기적으로 순환도로 전체를 보행용 둘레길로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9년전에도 같은 방안이 모색됐지만 일부 등산로를 숲길로 꾸미는 정도에 그쳤다. 그 때는 어쩔수 없었겠지만 지금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이다. 하루가 다르게 생태와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을 보면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서둘러야 한다. 그게 시민들이 바람이고 내일을 위한 선택이다.

지난 27일 둘레길 조성 토론회에서 진일보한 내용들이 나왔지만 밑그림을 그리기까지 더 많은 논의와 의견개진이 요구된다. 그 과정에서 반드시 고민해야 할 것들이 있다. 둘레길이 시민 품으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다. 먼저 안전성 확보다. 도로간 경계를 분명하게 하고 보행안전이 지켜질 수 있도록해야 한다. 차량만 걱정해서도 안된다. 자전거도 보행자들에게는 상당한 위협요인이 된다. 실제 사고로 이어진 많은 사례가 있다. 둘레길의 최우선은 보행자여야 하며 그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더해 둘레길을 청주의 역사가 살아쉼쉬는 공간으로 꾸며야 한다. 의외로 정상부근에 있는 우암산 토성의 존재조차 모르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역사의 고장, 청주지만 그 역사를 한눈에 정리해 알려줄 만한 곳이 없다. 그 다음으로는 애써 만든 둘레길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이용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홍보방안을 펼쳐야 한다. 이를 위해 대전 계족산 황톳길을 참고할만 한다. 맨발걷기를 내세워 많은 사랑과 높은 인지도를 얻었다. 우암산 둘레길도 전국적인 관심거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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