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지역 등의 도심공동화에 따른 학교 이전·설립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낼 교육문화복합시설이 첫 단추를 끼는데 성공했다. 도심공동화는 인구 감소와 주거환경 변화 등에 따라 갈수록 심각해지는 반면 새로 개발되는 택지지구는 학교신설이 무엇보다 중요한 현안이다. 결국 한쪽은 학교 문을 닫아야 할 판이고, 다른 한쪽은 학교 신설에 애가 탄다. 상반된 처지에 놓인 양측을 연계시켜 도심에는 인구유입 시설을, 신규택지 지구에는 학교를 설립해 불균형을 해소하는 게 교육문화복합시설 사업이다.

이같은 취지 아래 충북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공모사업 대상으로 청주 상당구 용암동 상당초가 확정됐다. 이 학교는 주변이 택지지구로 개발된지 오래돼 신입자원이 별로 없고 근처의 다른 초등학교들도 학생감소에 직면하는 등 학생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이 동네는 도서관이나 교육·예술센터 등이 크게 부족해 주민복지 여건이 떨어지는 곳이다. 학생 유입은 고사하고 동네에 활력을 찾아보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학교보다는 교육문화 시설이 아쉬워 사업진행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도 상당한 편이다.

반면 동남지구는 신규 택지지구로 몰려들 학생들을 소화할 학교 신설이 그야말로 발등의 불인 곳이다. 그런 만큼 상당초의 이전에 따라 투자심사 등 학교 신설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공모에 응하지는 못했지만 청주 흥덕구 가경동 서현2초(가칭)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신규 택지단지로 학생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학교 신설을 서둘러야 하지만 수급 조정의 벽에 막혔던 곳이다. 따라서 이번 상당초의 교육문화복합시설 전환사업 추진이 이 곳의 학교신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상당초 사례가 알려지면서 적지않은 학교에서 교육문화복합시설로의 전환 검토가 활기를 띄고 있다고 한다.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가 분양의 관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교육시설, 특히 초등학교는 신규 택지지구의 최대 과제다. 그러나 택지지구가 학교를 껴안는 시간은 한정돼 있다. 택지개발에 따른 연령대별 인구유동을 살펴보면 개발 초기부터 따져 20여년 정도다. 게다가 국가적인 인구감소는 피할 수 없는 일이 됐다. 지역은 인구유츨에 따른 추가피해까지 있어 상황이 더 안좋다.

이같은 현실은 학교 배치를 교육당국의 고민거리로 만들었다. 그래서 등장한 해결방안의 하나가 교육문화복합시설이다. 이제 충북도 이 사업의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이제 공모를 마쳐 실제 사업진행 등 갈길은 멀지만 전시효과는 분명할 듯 싶다. 추가 사업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그렇다고 지금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이번에 관심을 모았던 솔밭2초(가칭) 사례처럼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이 사업도 의미가 없다. 수급불균형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좀더 새롭고 개선된 방안이 필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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