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박선미 산성초등학교 교사

"오늘의 마음 날씨는 어때요?" 6월 3일은 3~4학년이 첫 등교하는 날이었다. 필자는 3학년 아이들의 도덕 수업을 지원하고 있는 수석교사이다. 오늘이 아이들을 첫 대면하는 날이라 마음이 분주하고, 설레고, 긴장됐다. 마스크를 쓰고 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아이들의 얼굴도 비장해 보였다. 아이들을 맞이하는 선생님들과 아이들을 염려 속에서 학교로 보내는 학부모님들의 모습도 긴장되고 발걸음들이 무거워 보였다.

한 줄 서기로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체온을 체크하고, 교실 앞에서 다시 한 번 더 체온계로 체온을 재고 교실로 들어갔다. 숨죽이며 조용한 교실이 너무나 낯선 학교의 풍경이었다. 온라인 수업으로 아이들과의 만남이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진정한 만남의 첫 날은 바로 오늘이다.

교실 문을 열고 첫 대면 수업을 하기 위해서 들어섰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는 책상 배열로 교실은 배치되어 있었다. 마스크 속 아이들의 얼굴 표정이 너무나 궁금했다. 아이들과 간단히 인사를 하고 소개를 했다.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에서 만들어 올렸던 영상 속 필자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었다.

"선생님은 수업 시작 전에 너희들의 기분을 마음 날씨로 알아보고 싶어요.", "오늘 여러분들의 마음 날씨를 알아볼까요? 기분을 날씨로 표현해 보세요.", "번개 발표(전체 아이들이 간단히 모두 발표하는 방법)로 알아보면 좋은데, 우리 마스크를 쓰고 전체 발표를 할 수 없어서 간단히 공책에 적어 볼까요?"

아이들은 공책에 어떤 날씨들을 적었을까? 궁금했다. 걱정과 불안 속에서 마스크를 쓰고 등교한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번개, 장마, 흐림, 천둥 등 이러한 날씨들이 많으면 어쩌지?' 하지만 이런 것은 우리 어른들의 걱정이었나보다. 아이들 공책에는 '맑음, 햇살, 쨍쨍, 시원' 등 대체로 기분이 좋다는 표현을 하고 있었다. 오늘의 마음 날씨가 '맑음'이라고 한 이유를 물어 보았다.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서 기분이 좋아요", "학교에 오니 그냥 기분이 좋아요", "우리 교실, 내 책상, 우리 담임 선생님과 함께 공부해서 좋아요." 아이들의 대답에 필자의 마음도 '맑음'으로 변하고 있음을 느꼈다.

박선미 산성초등학교 교사

세상 처음 겪어 보는 코로나 시대에 학교는 여러 가지로 변화되고 있다. 온라인 수업으로 공부도 하고, 거리두기 교실 환경도 만들고, 마스크 쓴 아이들과 대면 수업도 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는 아이들이 있을 때 가장 빛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이들의 마음 날씨가 계속해서 맑음이 될 수 있도록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오늘도 학교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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