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마전선이 물러가면서 찜통더위가 이어진 26일 청주도심 곳곳이 땡볕에 달아오르면서 주요도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폭염주의보를 발령하고 노약자와 어린이들의 야외활동 자제를 당부했다./신동빈


22일 또 최고기온을 기록하는 등 아직 6월인데 올해 더위가 심삼치않다. 최근들어 해를 걸러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데 2018년 기록적인 더위에 이어 지난해 폭염의 기세가 강하지 않아 올해 걱정이 크다. 더구나 이를 확인시키려는 듯 지난달에 수은주가 가파르게 오르더니 이미 이달초부터 폭염 기상특보가 이어지는 등 강력한 조짐이 보인다. 꾸준히 오르는 연 평균 기온은 힘겨운 여름나기의 맛보기인데다가 올해는 코로나19로 대응이 쉽지 않다. 더위의 피해가 그 어느때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폭염이 예고되면 무엇보다 먼저 온열질환이 걱정이다. 그렇지않아도 고령화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온열질환자가 늘어나는 마당에 강력한 폭염은 그 자체로 온열질환에 대한 비상신호다. 올 여름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나온 가운데 예상 폭염일수와 열대야 일수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4천500명 넘게 환자가 발생해 48명이 사망한 만큼 온열질환에 대한 걱정이 괜한 것이 아니다. 올 여름들어서 벌써 충북 4명 등 전국적으로 환자가 150명을 넘겼다.

온열질환만 따졌을때 사상 최악이었던 지난해는 이른 장마에 여름이 길어지면서 피해를 키웠다. 지금으로서는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6월 전반기(1~15일)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라는 사실도 상황의 심각성을 더한다. 이처럼 더운 날씨가 폭염피해의 가시밭길이라면 올 여름 처음맞는 코로나19는 피해를 가중시킬 덫이나 다름없다. 예전이라면 가시를 피해 가면 됐지만 올해는 무더위 쉼터가 문을 닫고,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의료진의 대처가 까다롭다는 복병이 더해진 셈이다.

더구나 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이 이같은 코로나19의 덫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 지자체 등에서 이를 대신할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방역이라는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냉방기 가동이 가능한 공간을 확보한다고 해도 예전의 경로당 사례처럼 전기요금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 도입한 누진구간 확대가 큰 도움이 됐지만 올해는 아직 요금제와 관련된 아무런 소식이 없다. 소비침체로 벼랑에 몰린 소상공인들도 전기요금은 큰 걱정거리지만 울며 겨자먹기 일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폭염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고 심각한 피해를 일으켜 지금의 폭염기세는 두렵다. 농촌에서는 농작물과 가축관리에 어려움이 생긴다. 이는 물가에도 영향을 줘 신경이 쓰인다. 더위에 따른 수난사고 증가도 걱정이다. 바다와 계곡 등 장소와 관계없이 수난사고는 여름철 복병일 수 밖에 없다. 이른 더위로 인한 여름철 감염병과 병해충 기승은 이미 진행중이다. 더위만으로도 숨이 막히는데 사방을 돌아봐도 답답하기 짝이 없는 게 올 여름이다. 올해 최악의 여름이 안되기만을 기원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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