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유창림 기자]사실상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천안시의회 의정모니터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위촉된 제1기 천안시의회 의정모니터가 30일 활동을 마무리했다. 제1기 천안시의회 의정모니터는 총 36명으로 구성됐으며, 2019년 7월 11일 제정된 '천안시의회 의정모니터 구성 및 운영 조례'에 근거한 첫 활동이었다.

조례는 지역발전에 관심이 많은 주민을 천안시의회 의정모니터로 선정하고 지역현안, 건의사항, 의정발전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열린 의정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모니터가 제출한 의견은 시의회에서 처리하되, 의장이 직접 처리하기 어려운 사항은 관계기관에게 이송해 처리한다며 활동 가치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개월 동안 천안시의회 의정모니터로부터 접수된 안건은 '민원접수창구 일원화와 무단횡단 방지 교통안전시설' 등 단 2건에 불과하다. 일반 민원성에 가까운 안건으로 지역발전과 의정발전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또 일부 의정모니터들은 특정 정당 및 선거후보자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활동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례에 정당활동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지만 의정모니터의 결과가 편향될 가능성이 큰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 다른 일부는 이름만 올려놨을 뿐 의정모니터 활동을 사실상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천안시의회 의정모니터가 천안시의회의 2중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명확한 상황이 지난 29일 연출됐다.

이날 천안시의회 의정모니터는 인치견 전반기 의장과 김행금 의원을 '자랑스러운 의정인의 상' 수상자로 선정하고 시상식을 가졌다.

의정모니터는 의회 회기 중 방청을 통해 개별의원의 출석률, 발언내용, 성실도, 자료분석 능력 및 준비사항, 질의 및 대안제시 능력 등을 확인해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하지만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는 수치화된 성적표는 없었다. 수상자는 의정모니터 몇몇이 모인 자리에서 결정됐다. 최초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치견 의장에게만 상을 주기로 했다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미래통합당 소속 김행금 의원이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시상식 관련 자료는 의정모니터가 아닌 천안시의회 의정팀으로부터 자료를 받은 홍보팀에서 작성됐다. 천안시의회 의정팀과 홍보팀 모두 어떻게 인치견 의장과 김행금 의원이 자랑스러운 의정인의 상을 수상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했다.

한국청년유권자연맹 관계자는 "모니터라면 지켜보고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고 개선해야하는 것인데 천안시의회와 의정모니터는 본대와 중대 정도의 관계로 보인다"며 "이런 활동이라면 필요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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