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고 나누는 우리는 '가족 사랑 드림팀'

천안북부신협은 사회 나눔의 일환으로 2019년부터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주거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집다운 집'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
천안북부신협은 사회 나눔의 일환으로 2019년부터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주거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집다운 집'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

[중부매일 송문용 기자]천안북부신협이 위치한 직산읍은 과수원과 논밭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로 인구가 2만여명에 불과하다. 반면 천안북부신협의 조합원 수는 1만9천명에 육박한다. 인근 지역에서 유입된 조합원들을 감안하더라도 직산읍 인구의 80%는 천안북부신협의 조합원이다. 자산규모도 이미 4천200억원을 돌파했다. 경영종합평가에서 2006년 대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무려 14년 연속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번갈아 수상했다. 특히 2018년부터 2019년에는 CS역량평가에서 대상을 2년 연속으로 수상하며 전국에서 가장 친절한 신협으로 인정받았다.

"직원들의 힘이지요. '나라면 과연 믿고 돈을 맡길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조합원을 응대하고 있어요. 그래서 직원을 채용할 때도 조합원을 내 가족처럼 여길 수 있는 인성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김길호 전무의 말이다. 김 전무는 천안북부신협의 가장 큰 자산은 단연 직원들의 전문성이라고 말한다. 직원 대부분이 자산관리사, 재무관리사, 세무회계사 등과 같은 자격증을 4~5가지씩 취득했다. 스스로 공부하는 조직문화가 그 비결이었다.

김길호 전무는 "모든 직원이 투자상담, 부동산상담, 자산관리 등 어떤 것도 수행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 지역민들을 위한 PB가 되겠다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북부신협은 직원들이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때문에 천안북부신협의 직원들은 너나없이 '열공' 중이다. 직원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최정만 이사장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최정만 이사장은 "당신이 이만큼 하면 회사가 이만큼 지원하겠다는 방식은 시대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지원할 테니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해야 직원들도 신이 나서 일하지 않겠나"며 자신의 경영철학을 설명했다.

쌀나눔 사업은 천안북부신협이 2002년부터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2019년에는 10kg 1천800여포를 기탁했다. 독거어르신들이 점점 더 느는 만큼 해마다 100포씩 늘려가고 있다.
쌀나눔 사업은 천안북부신협이 2002년부터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2019년에는 10kg 1천800여포를 기탁했다. 독거어르신들이 점점 더 느는 만큼 해마다 100포씩 늘려가고 있다.

우리 이웃의 발전이 곧 신협의 발전


"가족들 사이에도 대화가 부족하잖아요. 창구에서 짧은 응대를 할 때에도 가족을 대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내방한 조합원들과 직원들 사이에 오고 가는 따뜻한 대화와 웃음소리가 가득한 천안북부신협. 천안북부신협이 추구해온 '친가족경영'은 최정만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지역민들과 함께 성장할 방법을 고민해 보니 친가족경영이라는 답에 이르렀지요. '내 가족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자문하면서 조합원들을 응대합니다."

천안북부신협은 도농복합지역에 있다 보니 고령의 조합원들이 적지 않은데 금융업무를 보러 오려면 10분 20분씩 버스를 기다리기 일쑤다. 이런 어려움을 덜기 위해 19년째 어르신들을 직접 모시러 가고 모셔다 드리고 있다. 생일을 맞은 조합원에게는 손 편지를 담은 미역세트를 하루 전날 보내준다. '멀리 사는 자식보다 신협이 낫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매년 발생하는 수억 원의 당기 순이익으로 지역환원 사업에도 아낌없이 투자한다. 특히 어려운 이웃을 위한 쌀나눔 사업은 2002년부터 꾸준히 펼쳐왔다. 2019년에는 10kg 1천800여포를 기탁했다. 독거어르신들이 점점 더 느는 만큼 해마다 100포씩 늘려왔다.

지역을 미래를 키워나갈 주인공에게도 아낌없이 투자한다. 관내 초등학교 3곳에 해마다 1천만원 상당의 장학금과 학교발전 기금을 전달한다. 아이들이 올바른 경제관념을 형성하도록 경제교육도 실시한다. 지역에서 난 제철과일을 구매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이외에도 열거하기 힘들만큼 다양한 나눔을 실천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직원들의 대답이 한결같다.

"우리 지역민이 조합원이고 가족이죠. 상생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아요?"

역지사지라고, 조합원들이 신협 식구를 챙기는 마음도 애틋하고 정겹다. 수시로 직접 기른 딸기며 고구마 등을 가져와 나눠준다. 어떤 조합원은 찜기를 가져와 고구마를 쪄 주기도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이 급감하자 천안북부신협이 직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발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이 급감하자 천안북부신협이 직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발행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친가족경영

올해로 27년째 접어든 천안북부신협이 처음부터 이렇게 조합원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외환위기 여파로 인해 몸살을 앓았던 2001년 1월, 중앙회로부터 폐점 통보를 받았다. 설립 8년 만에 다가온 최악의 위기였다.

"당시 마지막 기회를 얻기 위해 중앙회를 찾아갔어요. 당시의 심정을 조금 과장하자면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있다'고 한 이순신 장군의 심정처럼 비장했어요. 아직 믿음을 거두지 않은 몇 분의 조합원들 덕분에 42억원의 자산이 실낱같은 희망처럼 남아 있었거든요. 그것으로 어떻게 해서든지 회생해보겠다고 중앙회를 끈질기게 설득했습니다. 우리를 암 말기 환자라고 여겼던 중앙회로부터 마지막 기회를 얻었어요."

당시 중앙회를 찾아가 설득했던 김길호 전무의 회상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조합원을 내 가족처럼 여기겠다는 자세로 조합원 한 명 한 명을 찾아다니는 밀착영업을 시작했다. 이런 진심이 조합원들에게도 전해진 것일까. 퇴출명령을 받은 지 1년 만에 당기순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당시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지역공헌사업들은 지금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천안북부신협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어르신들 모시러 가기, 조합원들 생일 챙기기, 쌀나누기 등의 일들이 대부분 그때 시작된 일들이다. 거듭된 노력 끝에 천안북부신협은 천안 북부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금융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천안북부신협의 우리동네 신협 표지 사진. 천안북부신협 전 직원이 가족애를 느끼게 하는 자연스러움을 사진에 담아냈다.
천안북부신협의 우리동네 신협 표지 사진. 천안북부신협 전 직원이 가족애를 느끼게 하는 자연스러움을 사진에 담아냈다.

천안북부신협 버전 맘마미아 개봉박두!

천안북부신협이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소식지 '우리동네 신협'의 최신 콘셉트는 가족애를 유쾌하게 그린 영화와 뮤지컬로 잘 알려진 '맘마미아'다. 천안북부 직원들의 따뜻함과 가족애를 잘 드러내는 것이 관건. 저마다 "가족애하면 천안북부신협이죠!"라며 촬영에 응했다. 조합원들의 내방이 한창 몰릴 시간이라 많은 인원이 창구를 비울 수 없으니 한명씩 교대로 개인 컷을 찍기 시작했다. 촬영장소는 조용한 강의실이다. 직원들끼리 오순도순 둘러앉아 점심을 먹던 강의실이 조명을 설치하니 금세 간이 스튜디오로 변신했다. 카메라 앞이 어색한지 부끄러워하던 직원들은 "네가 주인공이야"라며 파이팅을 외치는 동료들의 응원에 자신감을 얻은 듯하다.

저마다 당당하게 카메라 앞에서 끼를 발산했다. 창구가 잠깐 한갓진 틈을 타 직원들의 근무 현장도 사진에 담았다. 조명이 번쩍번쩍 터지는 모습을 지켜보던 조합원 어르신 한분이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영화 찍는 것이여?"라고 물어본다.

"아버님, 저 이번에 데뷔해유"라며 넉살을 부리는 직원의 대답에 어르신도 창구 안도 웃음꽃을 피운다. 마지막으로 천안북부신협 버전의 맘마미아 포스터를 촬영했다. 유쾌하고 가족적인 분위기를 자연스레 드러내기 위해 몇 차례 "김치 치즈 스마일"을 외친 끝에 세상 행복해 보이는 얼굴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천안북부신협 식구들을 담아냈다. 사진 속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친가족경영의 메카, 천안북구신협의 유쾌한 하모니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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