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영의 디지털 컨버전스 (16)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로 인한 미국 전 경제가 들썩이고 있다. 원유와 휘발유가 급상승으로 미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는 하면 보험업계, 항공업계 등에 많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를 입은 정제업체를 돕기 위해 백악관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게 된다면 이는 언 발에 오줌을 누는 것으로 오히려 더 심한 유가의 급등을 자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 경제는 미국 경제와 밀접할 뿐만 아니라 유가의 수준과도 매우 민감하게 융합되어 있다. 석유시설에 대한 장기적인 손실은 소매 휘발유 값을 올리게 될 것이고, 전국적인 휘발유 부족 현상이 지속된다면 늘어나는 에너지 비용만큼 고용을 줄이게 될 것이다. 예컨대 휘발유 소매점은 그 동안의 관행, 즉 주유를 해 주거나, 선물을 주는 행위가 없어지고, 고객이 직접 주유하는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다. 이는 주유소가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며 반대로 실업자가 늘어날 수 있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또한 제조업도 마찬가지이다. 원유에서 추출되는 원료를 활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해 엄청난 자금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자금 압박은 지금도 문제화 되어 있는 기업의 투자를 막게 되고, 생산 시설이 줄어들면서 경제 성장의 기회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세계 경제 2위 경제 대국인 일본도 7월 산업생산이 1.1% 감소하는 등 경제 회복에 제동이 걸렸다고 한다. 생산은 1.6% 증가했지만 고유가로 소비 심리가 약화되면서 사업생산성이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캐나다도 고유가 행진은 계속된다. 올 초보다 무려 2배 상승한 금액으로 소매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고유가를 이유로 내년 성장률도 0.2%정도 낮췄다.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 1997년, 우리는 700원대 하던 달러를 1,300원대에 사들였다. 금, 기계, 기업을 팔아서 외환위기에서 국가를 구하기에 안간힘을 썼다. 그렇게 사들인 돈이 2~300원 떨어지게 되면 엄청난 국가적 손질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경제의 비전문가가 판단해도 이미 붕괴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자아낸다. 경제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성장과 침체를 반복하는 것은 아니다. 둑이 무너지면 위치에 따라 수 시간 후에 그 후폭풍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경제 실패의 후폭풍은 얼마 후에 닥치는지를 알 수가 없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내 중소기업 구조개선자금, 창업지원자금, 협동화자금, 특호기술사업화자금 등 모두 바닥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경제가 할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가장 중요한 유가 급증에 따른 확실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유가에 가해지는 세제정책을 활용하여 유가 급등의 타격을 줄이기는 하겠지만 이는 또 다른 제품의 세제정책으로 이어져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 불요불급한 경우를 제외한 승용차 사용, 대형 간판 사용을 제한하는 직접적인 조치와 전기, 물 등을 아껴 쓰는 간접적인 조치가 하루빨리 병행하여야 할 것이다. /충북SW협회장(청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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