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우리는 기상이변이 이변이 아닌 때를 살아가고 있다. 지난겨울도 가장 따뜻했던 겨울로 보냈고 얼마 전에 끝난 장마는 54일간이나 이어지며 기상관측이 전국적으로 실시된 1973년 이래 가장 길게 계속되었고 강수량도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올해는 무척 더울 거라고 했지만 장마로 잊고 있었는데 장마가 끝나자마자 폭염특보를 들어야 했다.

지난겨울이 따뜻했으니 모기가 기승을 부릴 것이고 그로 인한 전염병의 감염이 우려 됐었다. 그런데 장마가 모기 알을 쓸고 갔기에 지금 모기가 기승을 부리지는 않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남아있는 모기들이 확산되는 조건만 맞으면 또 기승을 부릴게 뻔하다.

또 폭염도 짧다고 해도 이어지게 될 것이다. 장마가 끝난 바로 뒤라서인지 습도가 높고 기온이 올라가니 불쾌지수가 증가할 것이고 열대야로 이어지는 밤 시간에도 후텁지근한 날이 계속될 것이다. 더군다나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마스크를 벗을 수도 없으니 설상가상이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이런 기상이변의 원인은 '지구온난화'가 주범이라고 대부분의 전문 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온난화가 주된 원인이고 온난화의 주범은 이산화탄소라고 지적하고 있다. 산업혁명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석탄과 석유의 사용량 증가는 곧 이산화탄소 배출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숲을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없애고 있으니 지구의 온실효과는 급진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지금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서 맨땅이 들러나는 사진을 우리는 흔히 보게 된 것이다.

이러한 원인들이 모아져 전 세계를 기상이변의 두려움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어디는 홍수로 난리이고 다른 곳은 가뭄으로 목말라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후 변화로 인해 연간 16만 명이 사망한다는 보고서를 세계보건기구(WHO)는 발표하고 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사태도 동물 서식지를 파괴한 인간이 동물들과의 접촉빈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나라들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기후 협약에 동참하고 있지만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미국은 정작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를 했다. 참으로 무책임한 행동이고 강대국의 횡포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우리는 우리대로 탄소배출을 줄여가야 한다. 지구를 살리려는 국제적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이제 단기적으로는 이번에 피해를 당한 이재민의 의식주를 재난 이전의 상태로 빠른 시일 내에 회복시켜야 한다. 그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이며 의무이다. 홍수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다가올 겨울을 차가운 바닥에서 나게 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 정부가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신속하게 한 일은 잘한 일이다. 어려운 일을 당한 이들을 정부가 일으켜 세우고 그들에게 나를 살피는 국가가 있음을 든든하게 생각할 수 있는 조치를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외국에 나가있던 우리 국민이 고립무원으로 난감해 할 때 정부가 그들에게 특별기를 보내서 집으로 돌아오게 했다. 그들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이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러워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피해를 당한 이재민들이 그런 기쁨을 함께 할 수 있게 정부와 지자체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정부는 직접 피해뿐만 아니라 간접 피해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해결책을 찾아나서야 한다. 중국 전역에 두 달여 동안 계속된 장마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그 피해가 전 세계에 미치고 있지만 우리는 황해를 중국과 공유하고 있어서 엄청난 유기물질의 유입과 염도 저하로 이어지는 피해를 빨리 대비해야 한다.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이 많기도 하다. 공무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그래도 어려움에 처한 국민은 정부를 바라본다. 기상이변으로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재난 후의 대책을 철저하게 수립하고 조속히 집행하여 그들의 눈물짓는 날들이 이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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