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검사 자료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지난 20일부터 3일 연속 300명 이상 나오면서 전국이 다시 꽁꽁 얼어붙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1차 대유행으로 볼 수 있는 지난 2월 상황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는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20일 이후 2월 17일까지 약 한 달 간 양호했다. 코로나19 첫 발생지인 중국 우한 사태와 달리 곧 종식될 것 같았다.

하지만 2월 19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슈퍼 전파자로 추정되는 31번 환자가 나온 뒤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이후 코로나19는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4일 만인 23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00명을 넘어서면서 대구는 패닉에 빠졌다.

정부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경계'에서 '심각'으로 위기 단계를 상향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 같은 달 27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0명을 넘어서더니 급기야 29일 909명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19는 이후 외부 활동 자제와 마스크 쓰기, 범 국민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3월 1일 500명 대로 급감한 뒤 5일 438명, 9일 248명으로 줄었다. 15일에는 두 자릿수인 76명으로 떨어지며 진정세로 돌아서 세계 모범 방역국으로 떠올랐다.

방역 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지난 2월과 비슷하다고 한다. 지난 14일 세자리수로 늘어난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서울 사랑제일교회발 집단 감염(23일 기준 841명)으로 불과 2일 만인 16일 200명을 넘었다. 특히 21일부터 23일까지 3일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24일 266명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최고 1천명까지 급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월에는 확산의 중심이 대구·경북이었지만 지금은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권에서 집중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23일 "하루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했지만 정점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당분간 확진자 숫자가 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등 전국 자치단체는 코로나19 재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안전지역인 청주시는 23일 광화문 집회 참석자 일가족 4명 등 8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24일 집회에 참여한 전세버스 탑승객 명단 작성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청주시는 광화문 집회에 시민 390여 명이 전세버스 10대로 상경했지만 관계자 비협조로 탑승자 명단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 명령을 어기면 3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고 확진자에게는 검사·치료비 등 구상권이 청구된다.

우리는 지난 봄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막으려면 마스크 쓰기와 자발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특히 당분간 집에 머물며 외부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종교 단체도 제발 대면 예배를 고집하지 말고 정부 대책에 적극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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