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우리는 매일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진다. 오늘 처음 만나는 사람도 있고, 어제도 만나고 오늘도 만나고 내일도 만날 사람, 오늘 마지막으로 만나는 사람이 있다. 또 가족, 친지와 같이 선천적으로 맺어진 사람이 있고, 직장에서와 같이 매일 만나는 사람이 있고, 버스나 기차의 승객, 또는 지나가는 사람처럼 만나고 헤어짐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다.

그 와중에서도 특별히 만나 인연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필연적으로 사람의 만남에는 처음과 끝이 있다. 언제까지나 같이 살 것 같았던 부모도, 평생을 함께하고자 약속한 부부도 언젠가는 그 마지막 만남의 순간이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고 이치인 것이다. 사람의 존재는 유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순간순간은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겪는 기쁨이고 슬픔이다.

어떤 사람은 사람을 잘 만나서 크게 출세하고 이름을 사해에 날라며 훌륭한 사람으로 평가 받고 여유로운 삶을 구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람을 잘못 만나서 범죄인으로 낙인을 찍히고 감방을 드나드는 사람도 있다.

사람이 잘되고 못되고는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본인의 심성이나 성격이 좌우하는 바도 있겠지만, 사람의 많은 부분은 사람과의 만남에서 결정된다. 사람이 사람과의 만남에서 얻어지는 물질적인 풍요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 정신 상태를 변화시키는 계기나 조언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주관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대신하여 살아 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내 자신이 변하고 바꾸어 나가야 한다.

법정 스님은 '일기일회(一期一會)'라고 했다. 사람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만남의 기회는 한번 뿐이라는 말이다. 매일 만나는 수많은 만남 중에 어는 만남이 나에게 평생한번의 기회가 되는 것일까?

옛날 어른들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했다. 평생을 통하여 두 번 실패를 하더라도 한 번의 만남을 잘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기회는 만들지 않고 기다리기만 하는 자에게는 오지 않는다. 법정 스님은 매 순간순간의 만남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의 기회라고 했다. 오늘의 만남에 내일이 없는 것처럼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성의를 다하는 것이 '일기일회'라고 했다.

회자정리(會者定離)면 거자(去者)는 필반(必返)이라는 말도 있다. 또 한용운은 '님의 침묵'에서 다시 만날 것을 믿는다고도 했다. 그러나 헤어진 사람의 대부분은 다시 만나지 못하고 산다. 대부분의 만남은 먼 옛날의 추억 속에 아련히 남아 있을 뿐이다.

나는 그 사람의 기억 속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었을까? 사람의 최후의 만남의 모습은 어떤 형태로든 상대방의 기억 속에 아주 오랫동안 기억으로 남는다. 오늘의 만남에 최선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필자도 부모님 생전에 자상하고 친절한 아들로 최선을 다하여 모시지 못한 것에 대하여 늘 후회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머님의 마음속에는 불량하고 속 깊지 못한 아들로 기억되어 있을 것이다. 다시올수 없는 그 시절이 한없이 그립고 아쉬움이 오래간다.

살다보면 꼭 만났어야 할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또 지금의 누구와의 아름다운 만남이 오래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그리고 나에게도 일생에 한 번의 기회가 아직 오지 않았음을 굳게 믿고 오늘의 만남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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