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노조, 진료 보조 PA간호사만 60여명 주장
전공의 158명 정원에 119명 근무·전임의도 3명 미달

파업에 동참한 충북대학교병원 전공의들이 벗어둔 의사가운 모습. /독자제공
파업에 동참한 충북대학교병원 전공의들이 벗어둔 의사가운 모습. /독자제공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전국 의사 총파업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는 전공의들의 입장은 터무니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1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충북대학교병원지부(이하 병원노조)는 "(의사 파업은) 밥그릇 싸움일 뿐"이라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강한 어조로 전공의·전임의 파업을 비판했다.

코로나19 정국에서 파업을 강행한 전공의들의 행동은 단지 그들의 이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것이다.

병원노조는 간호사를 비롯해 의료기술직·행정직·보건직 등 1천명(총원의 약 60%) 이상의 직원이 가입한 단체다.

■충북대학교병원 2020년 2분기 기준 직급별 인원수
■충북대학교병원 2020년 2분기 기준 직급별 인원수

충북대병원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병원노조 간부 A씨는 노조 입장을 전제로 "지역병원 의사 부족 문제는 수십년 간 해결하지 못한 의료계 현안"이라며 "충북대병원에 있는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60여 명의 존재가 이를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PA간호사는 의사의 기능을 수행하는 진료보조 인력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간호부가 아닌 의국 소속으로 수간호사·간호팀장이 아닌 전문의의 지시를 받는다. 의료법 경계를 넘나들며 의사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A씨는 "이전부터 전공의 부족으로 PA간호사가 수술실에 들어가 집도의를 보조하고 있다"며 "전공의들이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업 이후 PA간호사가 교수들을 도와 의료 공백을 막는 완충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올해 2분기 충북대병원 임직원 현황에 따르면 전공의 정원은 158명이다. 하지만 전공의 현원은 정원에서 39명 부족한 119명에 불과하다. 전임의 정원도 15명이지만, 현원은 12명으로 3명 부족한 상황이다.

병원 의사 정원은 각 과에서 필요인력을 학회에 요구하면, 학회가 엄격한 심의를 통해 결정한다.

충북대병원의 경우 158명의 전공의를 수용할 역량은 있지만 ▶지역병원의 특수성 ▶비인기과 수급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정원의 70% 밖에 채우지 못하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전공의·전임의 파업으로 수술 및 병상 가동율을 50%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초진 환자의 경우 외래진료를 중단하는 방법으로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파업 장기화로 응급실 정상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며 "9월부터는 응급실 수용 인원을 제한하는 등 축소 운영 방침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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