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안익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초심(初心)이란 말 그대로 풀이하면 맨 처음의 마음이다. 어떤 일을 시작했을 때 가졌던 가장 순수했던 의도, 마음가짐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올 봄 코로나19가 경북·대구에서 확산될 때, 전국의 간호사, 의사들이 달려와 사투를 벌이던 모습을 우리는 기억한다. 무엇이 그들을 바이러스가 우글거리는 지역으로 이끌었을까?. 바이러스 공포따위는 잊은 채 오로지 환자만을 보살피게 했을까?

간호사들은 처음 임상실습을 나가기 전, 주변을 비추는 봉사와 희생정신을 의미하는 촛불을 들고 선서문을 낭독하는 성스러운 행사를 한다. 나이팅게일 선서식이다. 신과 모든 사람 앞에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다짐, 이것이야말로 저들을 이끄는 나침반 같은 존재가 아닐까.

이렇듯 초심을 지키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초심을 잃고 힘들게 이루어낸 성과를 더럽히는 이들도 많다. 돈을 받고 광고를 하며 유료임을 밝히지 않은 인기 유튜버들의 공식 사과가 이어지고, 유명 방송인이 컨설팅을 해줘 살아났던 많은 골목의 식당들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버려 질타를 받는 일도 발생한다.

당나라의 시인 이태백이 어린시절 공부에 싫증을 느껴 산에서 내려오던 중 한 노인을 만났다. 그는 바위에 도끼를 갈고 있었는데, 이태백이 무엇을 하는지 묻자 노인은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그게 가능하냐고 되묻자 '당연히 가능하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다면'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이태백은 다시 열심히 공부해서 뛰어난 문장가가 되었다.

안익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br>
안익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처음의 의지를 잃지 않고 열심히 지속한다면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 수 있듯이, 초심은 방향타이며 길을 밝혀주는 등불과도 같다. 과연 나는 초심을 잃지는 않았는지, 초심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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