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다 지나갈거야" 초록 숲에서 얻는 위로와 응원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혼자 또는 몇몇 소수가 자연을 벗삼아 조용히 걷기는 언택트 여행이 증가하고 있다. 울창한 숲과 10여개의 테마길을 가지고 있는 좌구산도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언택트 힐링로드로 인기를 얻고 있다. 증평군은 좌구산 휴양랜드에 6명의 방역관리요원을 배치해 방문객들의 안전한 탐방을 돕고 있다. / 증평군 제공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혼자 또는 몇몇 소수가 자연을 벗삼아 조용히 걷기는 언택트 여행이 증가하고 있다. 울창한 숲과 10여개의 테마길을 가지고 있는 좌구산도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언택트 힐링로드로 인기를 얻고 있다. 증평군은 좌구산 휴양랜드에 6명의 방역관리요원을 배치해 방문객들의 안전한 탐방을 돕고 있다. / 증평군 제공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걷기는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는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열정적인 걷기는 그 어떤 것보다도 더 당신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준다." 책 '걷기 예찬'의 저자 다비드 르 브르통은 건강을 위해, 마음을 위해, 새로운 날들을 위해 걸으라고 권한다. 또 니체는 "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고 예찬했다. 코로나19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나 홀로 또는 소수가 함께 하는 언택트 걷기의 매력과 효용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 단풍나무길, 분젓치 산새길 개통과 등잔길 새 단장을 통해 더 걷기 좋은 '그린 힐링로드'로 거듭나고 있는 증평 좌구산을 소개해 본다. / 편집자

# 드높아진 가을 하늘과 짙은 숲향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혼자 또는 몇몇 소수가 자연을 벗삼아 조용히 걷기는 언택트 여행이 증가하고 있다. 울창한 숲과 10여개의 테마길을 가지고 있는 좌구산도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언택트 힐링로드로 인기를 얻고 있다. 증평군은 좌구산 휴양랜드에 6명의 방역관리요원을 배치해 방문객들의 안전한 탐방을 돕고 있다. / 증평군 제공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혼자 또는 몇몇 소수가 자연을 벗삼아 조용히 걷기는 언택트 여행이 증가하고 있다. 울창한 숲과 10여개의 테마길을 가지고 있는 좌구산도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언택트 힐링로드로 인기를 얻고 있다. 증평군은 좌구산 휴양랜드에 6명의 방역관리요원을 배치해 방문객들의 안전한 탐방을 돕고 있다. / 증평군 제공

한남금북정맥에서 가장 높은 657m의 좌구산은 거북이가 앉아 있는 형상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2007년 율리 휴양촌 개장, 2009년 좌구산 자연휴양림 개장을 시작으로 본격 조성된 '좌구산 휴양랜드'는 별천지 공원, 천문대, 숲 명상의 집, 야생화마을, 삼기저수지 생태공원, 캠핑공원, 느림보 유아쉼터와 자연을 만끽 할 수 있는 MTB도로, 줄타기시설, 사계절 썰매장, 가상증강 현실체험장, 숲속 모험시설 등 다양하고 역동적인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52만명이 찾으며 중부권 최고의 휴양레저타운으로 자리매김한 이 곳은 몇 갈래의 등산로만 있는 일반 산과 달리 다양한 휴양레저시설들이 집약돼 있어 마치 어린시절 설레는 마음으로 열어봤던 종합선물세트 같은 행복감을 전해준다.

자연휴양림에는 숲속의 집, 황토집, 별무리 하우스, 병영하우스 등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숙소가 있으며, 증평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좌구산 천문대는 국내 최대인 356mm의 초대형 굴절망원경이 있어 천체를 최대 700배까지 확대해 볼 수 있다. 또 2017년 완공한 '숲 명상의 집'에서는 숲체험, 족욕, 꽃차체험, 힐링안마, 천연염색 등의 산림치유프로그램이 운영돼 푸른 숲이 주는 마음의 위로와 응원을 받아갈 수 있다. 특히 길이 230m, 높이 50m의 위용을 자랑하는 명상구름다리는 2019년 개통이후 좌구산의 이름값을 높이고 있는 명물이다. 현재 좌구산 휴양랜드의 실내시설은 코로나19로 잠시 임시휴관 중에 있지만 좌구산에서는 드높아진 가을 하늘과 짙은 숲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등산·산책로를 만날 수 있다.

# 함께 걸어도 좋고, 혼자 걸어도 좋고

좌구산에는 4대 테마길인 등잔길, 바람소리길, 단풍나무길, 자작나무 숲길 외에 비나리길, 분젓치 산새길, 거북이 별보러 가는 길, 김득신 문학길 등 10여 개가 넘는 테마길이 조성되어있다. 따라서 동반자에 맞는 선택적 걷기가 가능하며, 혼자서 산행을 즐기는 '혼산'에도 제격이다. 또 등산·산책로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방문객들이 분산되는 효과도 있다.

'등잔길'은 좌구산 초입인 삼기저수기 인근 3km의 수변 산책로다. 이 길은 걷는데 40~50분이 소요되며, 해마다 12만명이 찾는 주말 산책 명소다. 특히 초록의 나뭇잎과 물이 만나는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아름답다. 증평군은 지난해부터 18억원을 들여 데크로드 554m를 연장하는 등 시설을 대폭 보강해 보행자가 차도로 걸어 다니는 것을 최소화 했다. 또 오는 11월까지 일부 구간에 경관조명을 추가로 설치해 야간에도 안전하게 산책하도록 할 계획이다.

'바람소리길'은 걷기 좋은 길 전국 10대 명소에 선정된 곳으로, 좌구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실에서 좌구산 천문대를 향해 약 100m 오르다 보면 나온다. 2.2km의 이 길은 걷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참나무와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소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로 가득하다. 또 대부분이 숲속 그늘 길이어서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힐링하기에 딱이다. 황토흙길과 나무데크가 조화롭게 이어져 있고 경사가 완만해 어린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좋다.

'단풍나무길'은 숲 명상의 집에서 관리사무소를 거쳐 병영체험장에 이르는 구간이다. 이 길은 총 2km가 계단없이 완만한 데크길로 펼쳐져 휠체어를 탄 방문객도 장애없이 좌구산의 절경을 둘러볼 수 있다. 이 곳도 최근 산을 오르는 인파와 차량의 동선을 분리해 안전사고의 위험을 크게 낮췄다. 특히 80% 이상을 그늘로 배치하는 등 방문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길이다. 본격적인 단풍철이 되면 빨갛고 노랗게 물든 숲을 가로지르는 가을산행을 만끽 할 수 있다.

'자작나무 테마숲길'은 치유길 2km, 전망둘레길 1.3km와 2곳의 전망쉼터, 데크 산책길로 꾸며져 있다. 아직은 자작나무가 그리 굵은 편은 아니지만 하늘로 곧게 뻗어 가지런히 줄지어 있는 모습은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운치를 제공한다. 몇년 후에는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며 또하나의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곳에서는 가깝게는 좌구산 줄타기 지점까지, 또 멀게는 천문대까지 30분, 70분, 90분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 걸을 수 있다.

# 테마 길마다 숨어 있는 이야기도 풍성

'비나리길'은 예전 솟점말, 밤티, 삼기 등 세 마을사람들이 고개너머 분티마을 방앗간으로 방아를 찧으러 넘나들던 길이다. 이 곳에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있어 마음의 소원을 빌며 한 계단 한 계단 올라보는 것도 좋다. 그렇게 오르다 보면 고갯마루 좌구정에 다다른다. 좌구정에 오르면 발 아래로 삼기저수지는 물론 그 너머 증평 시가지와 드넓은 평야가 한 눈에 펼쳐져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함을 맛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 완공된 '분젓치 산새길 테마로드'는 율리 별천지공원에서 좌구산 분젓치 생태터널로 이어지는 1.1km 구간이다. 그동안 인도가 없어 차도를 걷는 보행자가 많았는데 이번에 산책로를 조성하면서 보행로와 차도를 구분해 한결 걷기 편해졌다. 단단한 목재 데크와 부드러운 야자나무 매트길이 번갈아 나타나 걷는 즐거움을 안겨주며, 중간 중간에 산새, 역사, 전망, 휴식 등 4가지 테마 쉼터가 있어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 휴양림 중심부의 '거북이 별보러 가는 길'은 증평읍 율리 삼거리에서 방고개 고갯마루까지 이어지는 3.9km 길로, 울창한 나무 터널숲이 장관이다. 율리 마을과 좌구산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며 고갯마루에는 좌구산 천문대가 자리잡고 있다.

"재주가 남만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이룬다. 모든 것은 힘쓰는데 달려있다"라는 말을 남긴 '김득신 문학길'은 율리 삼거리에서 백곡 김득신의 묘소까지 이어지는 400m 잛은 길이다. 백이전을 11만 3천번이나 읽으며 어린시절에 앓은 병마를 이겨내고 당대 최고 시인의 반열에 오른 김득신의 불굴의 정신을 떠올리며 이 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땀 흘리며 더 걷고 싶다면 정상 도전

내친 김에 더 땀 흘리고 싶다면 좌구산 정상까지의 산행도 좋고, 자갈과 산길로 길게 이어진 자건거 MTB도로를 한적하게 걷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이외에도 수변산책로와 숲속 작은 오솔길들이 곳곳에 나있어 호젓하게 나만의 사색을 즐길 수 있다.

김의응 증평군 휴양공원사업소장은 "우리 좌구산 휴양랜드는 새로운 산책로 개발과 체험시설 확충 등 시대적 트랜드에 맞춰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10여년 간의 애정어린 노력들이 좌구산을 중부권 최고의 휴양레저타운으로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방문객들이 자연 속에서의 행복과 위안을 얻을 수 있도록 숲을 더 풍성하고 가꾸고 관련 시설들을 지속적으로 개선·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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