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완종 경제부

올해 추석 상차림 비용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까지 지속됐던 장마의 영향으로 추석상에 올라갈 과육의 성장이 부진하고 태풍까지 겹쳐 낙과피해까지 입었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상의 대표 과일인 '사과'의 경우 지역 작목반 등에서 조차 "좋은 품질의 과실은 물건너 갔다"며 "구경하기 어려울 뿐더러 높은 가격을 줘야 할 것"이라는 등 혀를 내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과수재배농가들은 올해 초부터 어려움이 지속돼 왔다. 봄철 냉해에 이어 '나무의 구제역'이라 불리는 과수화상병이 크게 번져 올해 내내 제대로 된 농업 활동을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이 같은 과수농가들의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충청지방통계청의 8월 소비자 물가지수를 살펴보면 밥상 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 지수 지난해 보다 15.7% 증가했다. 이중 채소류(27.0%)와 과일(5.6%)의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른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선 유통업계에서도 벌써부터 과일 가격이 들썩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의 한 대형 유통매장에는 사과 2㎏당 1만900원으로 지난해(8천480원) 보다 가격이 29% 올랐다. 또 수박(6㎏)은 2만1천800원으로 1년전 보다 22%, 거봉(2㎏)은 1만7천원으로 44%, 포도(3㎏)는 1만9천원으로 43% 각각 가격이 올랐다. 이 매장 관계자 역시 올 추석상 과일 가격이 '역대급'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이완종 사회·경제부.
이완종 경제부

올해 초부터 지속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점차 나빠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소상공인들의 경기는 바닥이고 식당 등이 문을 닫으면서 농민들 역시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한달여도 남지않은 올해 추석, 가족들이 모이기도 조심스러운데다가 높은 물가로 인해 벌써부터 마음의 부담만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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