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권 보호 빠진 '청주시 재개발 조례'
재산권 보호 빠진 '청주시 재개발 조례'
  • 박재원 기자
  • 승인 2020.09.20 1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 전체 소유자 과반 찬성 주장… 졸속개정·자의적 해석에 혼란 가중
청주시청사 전경.
청주시청사 전경.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사회주의도 아니고 전체 의견조사 대상자 중 과반의 결정이 나와야 찬반을 가린다니, 청주시의 도시재생 행정에 어이가 없을 정도 입니다."

청주시가 자신들이 졸속 개정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주민 혼란과 분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서원구 사모1구역 재개발 예정지 내 토지 등 소유자들은 구역 해제 요청서를 시에 제출하면서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이들은 "도시재생과 담당자가 '조례 개정으로 주민의견조사 결과 토지 등 전체 소유자의 과반이 구역 해제를 찬성해야 직권해제 할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시는 지난 7월 17일부터 자신들이 개정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이 중 정비구역 직권해제의 판단 기준인 '주민의견조사 결과'가 논란거리다.

시는 자신들이 신설한 10조 3항의 '의견조사 결과 토지 등 소유자의 과반수가 정비사업에 반대한 경우'에만 직권해제 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토지 등 전체 소유자가 100명이라면 의견조사 결과 51명이 구역해제를 찬성 또는 반대해야만 효력이 있다는 뜻이다.

조사에 몇 명이 참여하든 무조건 과반인 51명이 같은 표를 던져야 조사결과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만약 조사 참여율이 51%가 나왔다면 해제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찬성표가 100% 나와야 한다.

이 같은 시의 조례 해석에 사모1구역 토지 소유자들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율 100%를 원하는 것이냐"며 "시민들 재산권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침해하는 졸속 행정"이라고 말했다.

지역 법조계에서는 청주시가 조례를 잘못 확대 해석한다고 판단한다.

한 변호사는 "조례에 '토지 등 전체 소유자'라고 명시돼 있지 않고, 통상 의견조사 결과를 전제한다면 이는 조사 참여자의 '결과치'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조례 개정 전에는 '전체 토지 등 소유자의 의견조사 참여율이 50% 이상이고, 참여자의 과반이 정비사업 추진을 반대할 경우 직권해제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는 시가 2017년 12월 15일 '청주시 정비구역 등의 해제기준'을 시보에 게재한 내용이다.

그동안 2017년 12월 29일, 2018년 12월 21일 시행 조례에도 '(조사결과처리)구체적인 사항은 시장이 별도의 기준을 정하여 고시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어 이 같은 '의견조사 참여자 과반' 해지 기준을 따랐다.

지난해 9월 인가가 취소된 '운천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또한 이 의견조사처리 기준을 가지고 '과반 참여에 과반 찬성'을 적용한 사례다.

그러나 시는 조례 개정 과정에서 이 고시 기준을 따른다는 조항을 삭제한 뒤 구체적인 의견조사 처리기준도 없이 전체 소유자의 과반만 인정하고 있다.

사업이 지지부진한 정비구역 내 토지 소유자들 사이에선 "의견조사에 들어가면 해제 찬성 측과 반대 측에서 조사 참여율을 놓고 각종 분쟁과 다툼이 일어날 게 뻔하다"며 "집회는 물론 소송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했다.

해당 부서 관계자는 "주민 재산 보호를 위해 해제 신청 요건은 완화했고, 지정해제 요건은 강화했다"며 다소 앞뒤가 맞질 않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