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거주 시 자가보다 결혼 확률 23.4% 낮아져… 월세는 65.1%↓
첫째 자녀 출산도 전·월세 모두 자가보다 줄었다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전·월세에 거주할 경우 자가 거주보다 결혼과 출산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의 '주거유형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자가 거주 대비 전세 거주 시 결혼 확률은 약 23.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세 거주의 경우에는 약 65.1%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돼 월세가 전세보다 결혼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는 한국노동패널의 가장 최신 자료를 사용해 거주 유형이 결혼 및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다.

최근 부동산 정책이 수시로 바뀌고 임대차 3법이 시행된 이후 임대차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주거 요인이 결혼 및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특히 거주유형에 따라 자녀가 없는 가구의 첫째 아이 출산에도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 거주 시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은 자가 거주보다 28.9% 감소했다. 월세 거주는 자가 거주와 비교해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이 55.7%나 줄었다.

다만 거주유형은 첫째 자녀 출산에는 유의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한 자녀 가구의 둘째 자녀 출산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가구 근로소득이 증가할수록 둘째 자녀의 출산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주거 유형에 따라 결혼율, 출산율이 달라지는 만큼 저출산 문제 해결과 인구 감소 완화라는 측면에서도 부동산 문제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동산 규제 정책과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서울 지역에서 전세난이 심해지고, 월세 매물 비중이 전세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갑작스러운 월세로의 전환은 무주택자의 주거부담을 증대시키고 향후 생산인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거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공급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거주유형을 자가, 전세, 월세, 기타 등으로 구분하고 이러한 거주유형과 개인 및 가구의 경제사회변수를 독립·통제변수로 사용해 패널모형 회귀방정식을 설정한 후 거주유형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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