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대전지부 "비대면 가능한데 굳이 혈세 지출 안돼"
대전시교육청 관계자 "비대면 한계 극복·의견수렴 필요"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대전교육청이 비대면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한 연수를 대면으로 진행해 시민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21일 "대전교육청이 10월에만 최소 세 차례 호텔에서 집합연수를 진행했다"며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에 머물러 있는 비상시국에 교육청도 아닌 외부 공간에서 대면 연수를 진행하는 배경이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교현장 교무부장의 입을 빌어 "컨설팅 연수 내용이 비대면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한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앞서 대전교육청은 지난 19일 관내 초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오는 26일부터 11월 10일까지 유성호텔 1층 회의실에서 초등학교 교육과정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컨설팅 형식의 연수를 진행한다고 알렸다.

지구별 소그룹 컨설팅을 통해 지역 특색이 비슷한 학교끼리 프로그램 및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배움과 성장이 있는 수업을 위한 교육과정 편성·운영 방법을 안내하자는 취지다.

전교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었다고는 하나 지역에서 꾸준히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교직원 및 학생도 예외가 아니다"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예산 낭비와 특정 업체 몰아주기 의혹도 제기했다. 147곳 교육과정 담당자를 20명 내외의 8개 그룹으로 묶어 각각 다른 날 연수를 진행할 거면, 호텔이 아닌 본청이나 지역교육지원청 회의실을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이번 초등 컨설팅 집합 연수에 들어가는 예산이 호텔 회의실 대여료(560만원), 기념품(220만5천원), 출장비(147만원) 등 900만원이 넘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비대면으로 얼마든지 가능한 연수를 대면 연수로 진행하면서 시민 혈세를 낭비하는 셈"이라며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학생과 교사를 생각해 이왕 책정된 예산이니 쓰고 보자는 사고방식으로 접근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반면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꼭 필요한 연수"라며 "책정된 예산을 쓰기 위해서라기보다 학교현장의 의견수렴을 위한 절차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교육정책과 관계자는 "이미 1차 비대면 컨설팅을 실시했고, 이번 연수는 컨설팅 결과에 대한 질의응답과 실무자 의견수렴을 하는 자리"라며 "비대면 연수의 한계가 있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20명 내외의 최소 인원으로 나눠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단계별 학교운영과 학사 밀집도에 대한 교사들의 질의가 많아 사례를 공유할 필요가 있었다"며 "본청과 지역교육지원청 회의실은 이미 정해진 일정이 많아 공간 사용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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