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장소 구애없이 자유롭게 소통… 토론의제 발굴·민주적 정책 형성 추진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비대면 시대 온라인 여론 수렴 플랫폼 '청주시선'이 뜨고 있다. 청주시선의 탄생 배경부터 운영성과, 앞으로의 계획까지 다양한 모습을 살펴봤다.
 

탄생 배경

청주시민 전체 의견인 것처럼 막무가내인 군소단체의 독단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바로 '청주시선'이다.

시의 각종 정책 추진과정에서 발목을 잡는 소수집단의 과잉 대표성을 배제하고, 진정한 시민 의견은 무엇인지 확인하려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주시선이 탄생한 배경이다.

그동안 지역에선 시정 방향에 대안도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았던 사례가 여러 번이었다.

대표적으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과 '문화제조창(옛 연초제조창) 도시재생' 사업이다.

시민들의 권한 부여도 확실하지 않은 일부 소수 집단은 시민 대표라고 칭하며 현실적인 대안도 없이 발목을 잡아 시의 구상대로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경험이 많다.

시는 이 같은 소수집단의 과잉 대표성을 억제하고, 다수 시민 의견에 대표성을 부여한다는 목표로 청주시선을 개발한 것이다.

지난해 9월부터 준비와 보완 작업을 거쳐 올해 6월 드디어 청주시선이 가동하게 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의 비대면 일상화에선 청주시선 만큼 시민 여론을 알 수 있는 최적화된 시스템도 없다.


 

운영 방식

시간과 장소, 참여인원을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계층의 여론을 수렴하는 게 청주시선의 장점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비롯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쉽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우선 청주시선에서 '시민 주권'을 행사하려면 패널로 가입해야 한다.

본인 인증과 청주시민 여부 등 검증 과정을 거쳐 패널로 가입할 수 있다. 특정 의도를 가진 세력의 집단행동을 통해 여론을 왜곡하는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패널로 가입했으면 청주시선에 의제로 올라온 각종 이슈를 분석·평가하면 된다.

균형감 있는 의견 도출을 위해 의제와 관련한 찬반 자료 모두는 플랫폼에 필수적으로 제공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인포그랙픽이나 카드뉴스, 동영상 등도 첨부된다

각계각층에서 선정된 패널은 이를 가지고 토론이나 찬반 투표를 통해 의견을 개진하면 된다.

수집된 의견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결과로 도출하고, 시는 이를 근거로 정책을 수정·보완하거나 반대가 다수일 경우 아예 폐기할 수도 있다. 시민들 뜻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그동안 성과

청주시선 가동 후 6차례 걸쳐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 의견을 확인했다.

첫 번째는 '직지 캐릭터 공모전 작품 시민선호도 조사'. 총 1천436명이 참여했고 선호도 조사를 통해 '직지와 활자씨'가 최종선정됐다.

두 번째는 '내가 만드는 2040 청주 미래 설문조사'다. 12일간 진행한 설문에는 2천234명이 참여해 앞으로 청주시의 미래상에 대해서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 결과는 2040 청주도시기본계획에 반영돼 내년 최종 수립된다.

세 번째는 '우암산 명품 둘레길 조성' 설문이다.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 찬반을 묻는 설문에 1천637명이 참여했고, 찬성 여론이 많아 둘레길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네 번째는 '청주시 시민참여예산 사업 선정 투표'다. 내년도 본예산 편성 때 시민들이 원하는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조사로 총 2천455명이 의견을 냈다.

조사 결과 14개 사업이 우선순위에 꼽혔고 시는 이를 내년도 본예산 편성 때 반영해 의회 승인을 얻어낼 예정이다.

마지막은 최근에 진행한 '옛 연초제창 일원 명칭 선정 조사'다. 이번 조사 때는 명칭검토위원회의 논의 자료를 공개해 시민들의 판단을 구했다. 총 2천750명이 참여했고, 시는 다수가 선호한 '문화제조창'을 단지 명칭으로 최종 확정했다.
 

앞으로의 계획

우선 다양한 계층의 시민패널 모집에 주력한다. 현재 8천 명가량이 패널로 선정됐고 여기에 성별, 연령별, 지역별 패널군을 만들 수 있도록 각계각층에서 열정 있는 시민들을 모집할 계획이다.

청주시선에 올릴 의제도 다양화한다. 단순 찬·반, 선호도를 묻는 조사에서 벗어나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과 방향이 설정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달에는 '쓰레기 줄이기' 관련한 의제를 만들어 청주시선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청주시선에서 활동한 패널들의 수고를 인정해 경품 지급도 계속한다. 올해는 1천500만원을 들여 추첨을 통해 청주페이와 음료쿠폰을 패널에게 제공했다.

여기에 경품 당첨자뿐만 아니라 참여한 모든 패널에게 포인트를 지급하는 '참여포인트제'도 시행할 계획이다.

청주시선 담당자는 "그동안 지역 현안이나 시정 과제 합의과정에서 진정한 시민 의견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협치를 근간으로 한 청주시선을 통해 다수가 공감하는 민주적 정책을 발굴하고, 시대 흐름을 반영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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