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6일 청주에서 한 외국인이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도 광주시 SRC재활병원에서 간병을 하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방역당국이 코로나19가 증가세를 보이는 국가에서 오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발열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강화하기로 했다. / 김용수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코로나19가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국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며 세자리수 확진자 발생이 계속되는 등 재확산 우려가 큰 가운데 충청권은 그야말로 비상이다. 천안·아산을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끊이질 않으면서 충남이 서울·경기에 이어 발생자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전과 충북 등지도 안심할 수 없다. 다수는 아니지만 꾸준히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주변여건 또한 우려스럽다. 더 큰 문제는 연말을 앞두고 방역 긴장감이 떨어지는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런 까닭에 연말 대유행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방역 불안감에는 해외유입 사례가 20여명 안팎으로 계속되는 상황에서 점점 가팔라지는 글로벌 확산세도 한몫한다. 이미 전세계 확진자가 5천만명을 넘어섰으며 북반구는 호흡기 감염병에 취약한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연일 새로운 기록을 쏟아내면서 지금의 국내 입국방역만으로 2차 팬데믹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가장 낮은 단계로 방역수위를 낮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전문가들은 국내 확산세가 더 커질 수 있다며 선제적 조치를 주문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달말의 핼러윈데이 잠복기를 고려하면 이번 주 확산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이래저래 숨돌릴 틈도 없는 상황이지만 방역당국은 확산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를 내세워 방역단계 상향에 신중한 모습이다. 새로운 기준을 적용한지 며칠 안된 만큼 이를 준수해야 한다. 다만 현재의 상황이 일반인들에게 1단계 이상의 심리적 방역수위를 주문하고 있다. 더 높은 긴장감과 더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가 요구되는 셈이다.

비수도권 중에서도 빠른 확산세를 보이는 충청권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미 집단감염이 여러 곳에서 발생한 천안시의 경우 방역허점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몇몇 발생장소에 대한 점검과 적발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는 시민은 물론 인근 지역의 불안감으로 직결된다. 지난 주말새 30여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한 강원도 원주는 충북 북부 제천, 충주 등과 인접한데다 유통·교류가 매우 빈번한 곳이다. 종잡을 수 없는 경기도 등 타지역에서의 전파 또한 방역조치를 무력하게 만든다.

여건이 여의치 않다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 된다. 행정당국이 방역단계를 유지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말을 앞두고 있는만큼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소규모 모임과 자리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년 내내 갇혀있다시피 했으니 무조건 하지말라고 할 수도 없다. 방역수칙을 확실히 지키는 등 위험요인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접근하면 된다. 오는 13일부터 수칙을 안지키면 과태료도 부과된다. 이를 핑계삼아서라도 우리손으로 재확산 기세를 꺾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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