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김현중 수곡중 수석교사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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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연수를 들으며 '공부와 배움과 교육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 것이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라고 하면서, 잘 배우라고 하면서, 또 교육에 대해 숱하게 이야기하면서 '내 삶에서 이들은 각각 무엇으로 살아있는가?'라는 생각이 자꾸 고개를 들었다. 게다가 요즘 수석교사들과 고등학생들이 학습 컨설팅을 시작했다. '학습과 이들은 어떻게 다르지?'. 또 드는 생각.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말했다. "좋은 수업은 누가 만들지? 어떻게 만들지?". 처음 이 질문을 하면 아이들은 어떤 대답을 해야 할 줄 몰라 어리둥절해 한다.

"잘 생각해 봐. 좋은 수업은 누가 만들까?", "선생님이요", "그래? 그럼, 좋은 수업은 선생님이 혼자 잘 가르치면 되는 거야?", "아니요. 학생들도 잘 해야 해요.", "그래?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건데?".

질문하고 답하고, 또 질문하고 답하고…. 이 문답은 "그렇지. 교사와 학생이 절반의 책임이 있지. 아니 어쩌면 인원이 많은 학생들의 역할이 더 큰 경우도 많아. 물론 교사가 수업 기획을 잘 해와야지".

이 정도로 정리되면서 마무리 된다. 좋은 수업을 위해서는 아이들에게도 책임을 지워야 한다. 수업은 서로 배우는 경험이므로. 나는 좋은 수업은 서로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이 교사에게, 학생이 학생에게, 교사가 학생에게. 한 사람이 여러 사람에게, 여러 사람이 한 사람에게. 수업의 혁신은 이렇게 배움의 관계를 유연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므로 교사도 아이도 혼자는 배울 수 없다. 관계 속에서 배울 수 있도록 연습하고 격려해야 한다. 모방은 권장돼야 한다. 그래야 배운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는 지 보아야 배울 수 있다. 어릴 적 가족이 하는 말을 보고 들으며 말을 배워가듯이. 아이가 혼자 배우지 않도록 어른들이 잘 돌봐야 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돌보며 교사도 배운다. 아이를 돌보는 동료를 보며 교사는 성장한다.

김현중 수곡중 수석교사
김현중 수곡중 수석교사

마무리. '공부는 하는 것' - 다른 사람이 내 공부를 해줄 수는 없다. 그러므로 매우 능동적인 것이다. '배움은 무엇인가와 만나면서 일어나는 것' - 다른 사람, 텍스트, 자신과 만나면서- 그러므로 매우 관계적이다. 교육은 받거나 시킨다. 매우 제도적이다. 학교는 교육을 하는 곳이다. 무엇을? 관계 속에서 잘 배워서 자기 삶의 주인이 되도록 돕는 곳이다. 아이도 교사도 혼자서는 배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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