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코로나 19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불청객 조류인플루엔자(AI)가 우리를 다시 찾아왔다. 지금까지 항원이 검출된 지역을 볼때 일부 지역이 아닌 이미 전국으로 번졌으며 더불어 확산세에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의 병원성을 동물실험 또는 유전자 분석결과에 따라 판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우리 축산농가에서 체감하는 AI 바이러스 병원성은 국제공인 판정기준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예컨대 감염된 닭, 오리가 많이 죽고 질병 전파가 빠르면 고병원성으로, 임상증상이 약하거나 적게 죽으면 저병원성으로 인식한다.

즉, 오리농가에서 오리가 죽지 않으면 고병원성으로 판정하지 않고 닭 농가의 경우에도 2014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던 H5N8형의 고병원성 AI가 이전의 고병원성과 달리 상대적으로 폐사가 적고 질병전파가 느린 특성을 지녀 '저병원성AI'로 인식하기도 하는 큰 문제점이 있다.

가금농장에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원인은 철새와의 직·간접적인 접촉과 농장주나 외국인 근로자의 이동 등 감염경로가 다양하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이 지난 후에 농장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경험에 비춰보면 야생조류 예찰과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제한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예방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일반인은 감염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특성상 변이가 쉽고 빈번하기 때문에 인체 감염에 대한 경계를 소홀히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찬가지로 되도록 살아있는 가금류와의 접촉을 피하고, 축산 농가 및 철새도래지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 아울러 발생 지역 방문 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소독조치 등 예방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이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또한, 코로나 19 방역과 마찬가지로 AI 차단이 가금류 사육 농가만의 일일 수는 없다. 일반 주민 모두 당국의 지도 통제에 적극 협조할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코로나 19방역이 계속 강화되는 이 시점에서 '차단방역'만이 AI로부터 우리 축산농가를 지키는 최선의 방책임을 모두가 명심할 일이며 누구 한명, 정부, 농협 등 관계기관만이 아닌 우리모두가 방역수칙을 제대로 알고 지키는 초협력의 자세야 말로 이 땅의 양계 산업을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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