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동빈 사회

괴산성모병원의 이해할 수 없는 코로나19 대응으로 지역사회가 공포에 휩싸였다. 이 병원을 통해 감염된 사람은 70명이 훌쩍 넘는다.

9개월간 10여명 안팎에 머물렀던 괴산군에서 며칠사이 31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는데 모두 이 병원에서 감염됐다. 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이유는 병원 측의 잘못된 대응 탓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괴산성모병원은 15일 오후 3시 44분께 병원내 확진자 발생을 인지했지만, 방역당국에는 6시간여 후에 신고했다. 병원 내 대응방안을 자체적으로 따지는 동안 바이러스는 환자와 직원들에게 퍼져나가 현재 2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 악몽은 인접 음성군까지 뻗어나갔다. 지난 15일 이곳에서 진단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환자 2명이 타 병원으로 전원됐다. 당시 진단결과서에는 '음성'으로 표시됐다. 하지만 이들은 퇴원 5시간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중 1명을 받은 음성소망병원에서는 이후 4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괴산성모병원은 "8명 중 6명이 음성이 나왔고, 2명이 남아있었는데 무증상이라 음성으로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괴산성모병원의 해괴한 대응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코호트 격리에 준하는 방역대책 시행 중에도 환자들은 자유롭게 오가며 흡연을 했다. 병원 내외부로 방역을 포기한 모습이 여기저기서 발견됐다.

의료기관으로써의 기본도 지키지 않은 행태는 지역사회를 위험에 빠뜨렸다. 괴산군은 충북 코로나19 감염의 중심이라는 이미지를 뒤집어쓰게 됐다.

신동빈 사회부 기자
신동빈 사회부 기자

괴산군보건소는 이 병원 이사장 등을 감염병 관리법 위반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아직까지도 단순 실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의 수사를 통해 과실이 확인된다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코로나19 국내발생 11개월째인 지금, '몰라서 그랬다'는 궁색한 변명은 통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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