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이창근 한국문화재디지털보존협회 상임이사·예술경영학박사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비대면 방식이 선호되고, 이에 따른 여행트렌드도 사람이 밀집되지 않는 한적한 곳에서 자연의 경치를 감상하는 방식이 두드러졌다.

또 여가 활용이 주간에서 야간으로 확대됨에 따라 야간콘텐츠가 중요해졌다.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으며, 사진 찍기 좋은 장소는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가 된다.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 야간경제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야간경제를 '오후 6시에서 오전 6시 사이에 발생하는 모든 것'으로 정의하고 관련 산업 범주를 구분하고 있으며, 야간경제에서 많은 부분을 관광이 차지하고 있다. 즉 야간관광은 야간에만 즐길 수 있는 지역 내 다양한 자원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관광 현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야간관광은 세계 주요 국가에서도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절대 잠들지 않는 도시(city that never sleeps)' 뉴욕시의 2019년 보고에 따르면 야간관광을 통해 약 190억 달러(원화 약 23.3조)의 경제효과와 19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일본관광청에서도 올해부터 약 10억 엔(원화 약 115억)에 달하는 예산을 야간관광사업 기반 육성 등에 투입하고 있다.

아울러 영국 런던 야간경제위원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야간관광은 '관광객 지출 증대 효과와 함께 유동인구 증가, 심야시간대의 위험요소 및 범죄율 감소에도 상당한 이바지를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야간관광은 관광객의 지방 숙박일수 증가로 인한 관광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일으킨다.

야간에 지역의 문화유산, 자연환경과 함께 매력적인 관람 뷰를 제공하는 것이 야간경관조명이다. 도시의 야간경관을 구성하는 빛 요소는 크게 장식조명과 공간조명 두 가지다. 서울의 랜드마크가 된 남산타워, 숭례문과 같은 건축물, 조형물을 비추는 조명이 장식조명이다. 공간조명은 도로나 보행로, 공원 등의 조명이다.

해가 진 뒤 인공조명 요소에 의해 드러나는 도시의 경관이 야간경관이다. 도로의 가로등, 골목길의 외등, 아파트나 백화점의 조명, 공원이나 광장의 조명 등 모든 것들이 도시의 야간경관을 구성한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야간개방 등 관광산업과 연계한 문화유산 활용 확대에 따라 2021년부터 구 공주읍사무소, 아산 맹씨 행단, 세종 부강성당, 옥천성당, 청도 석빙고, 김해 수로왕릉 등 전국의 문화재 24개소에 야간경관조명 설치 사업을 추진한다. 10개 광역 시도에 국비 15억 원을 지원한다. 문화재를 비춰주는 야간경관조명은 관람객 안전 확보는 물론 문화재 개방 시간을 연장하게 한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야경을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외지인 관광객을 유입시킨다. 사업을 통한 지역의 일자리 창출을 비롯하여 식사, 숙박, 쇼핑 등 자연스럽게 주변 상권 활성화와 연결되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촉매제가 된다.

야경 자체가 중요한 관광콘텐츠가 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자원과 조화된 정체성이 담긴 마스터플랜이 수립돼야 한다. 지역의 야간경관을 아름다운 콘텐츠로 만들면 관광객이 체류하고 싶은 매력적인 여행지가 되어, 체재일수 확대에 따른 관광소비 효과를 창출한다.

서울특별시 좋은빛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백지혜 건축조명디자이너에 따르면 "도시의 야간경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요소는 조명이다. 감동을 주는 강력한 메시지의 아이덴티티 설정이 중요하다"며 "관광자원으로서 경제적 가치 창출을 넘어 이제는 주민의 안전과 건강 그리고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사회적 자원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야간경관 명소는 조명기구를 덧붙여 새로이 형성할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것들을 위해 덜 중요한 것들을 낮추고, 위계 없이 나열된 가치들을 모으고 연결하여 그 특징을 드러냄으로써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4월 한국관광공사는 국내 곳곳의 유망한 야간관광자원과 프로그램을 모아 '야간관광 100선'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침체한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올해부터 '야간관광 육성'을 공사의 핵심사업으로 채택, 중점 추진하고 있다.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장·충남문화재단 이사
이창근 한국문화재디지털보존협회 상임이사·예술경영학박사

코로나19로 인해 지속적인 1인당 관광지출액 감소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야간관광은 관광지출효과, 고용창출효과, 국민여가선용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시의 야간경관 디자인에 주목해야 한다. 야간관광의 꽃인 야경은 불 꺼진 경제를 다시 살리는 희망의 빛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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