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송문용 천안주재

[중부매일 송문용 기자]박상돈 천안시장은 지난달 천안지역에 체류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비자 확인없이 검사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 방역대책을 세우라고 주문했다.

이것이 '신의 한 수'였다.

이에 방역당국은 태국·버마 등 5개 국어로 현수막을 게시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자진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같은 선제적 뱡역 대책으로 100여명이 넘는 외국인 확진자와 가족, 주변 지인들을 가려낼 수 있었다. 이들이 천안시와 인근 지역을 누볐다면 어떡해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천안시는 지난해 11월 전국 최초로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등 선제적인 단계 조정을 통해 지역사회 내 감염 확산을 최소화 했으며, 범시민적 방역 대응망 구축과 캠페인 전개 등 예방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특히 임시선별진료소 추가 운영을 통해 선제적 진단검사를 대폭 확대하고, 감염취약군 전수검사 전담팀을 구성해 보다 촘촘하고 강력한 방역망을 구축했다.

후한말 삼국쟁패 시대 위나라 조조의 책사인 사마중달이 있다. 맹달의 반란이 일어나자 황제에게 출사표부터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사마중달은 "교지를 받으려면 한 달이 더 걸리고, 그때는 이미 늦다"며 곧바로 군사를 일으켜 반란을 제압했다.

후에 사마중달이 황제를 만나 전후 사정을 설명하니 황제는 지휘권을 상징하는 도끼를 내리며 기밀을 요하는 중대사에 부닥치면 따로 알리지 말고 즉시 실행하라고 했다.

송문용 충남 천안주재
송문용 천안주재

문제를 키우는 것은 전문성 부족에 따른 우유부단이다.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알지 못하니 조치를 할 수가 없다. 사마중달은 절차보다 눈에 닥친 위급함을 처리하는데 우선해 나라를 구했다.

만약 박시장이 출입국관리소 등 관계기관에 문의한 후 답을 기다린 후 방역대책을 세웠다면 천안시의 코로나 방역은 어떻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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