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한파에 매출·유동인구도 '뚝'
소상공인들, 보험깨기·대출로 연명

6일 청주 성안길에 위치한 다수의 상점에 임대 광고가 붙었다. 청주 대표 상권으로 꼽히던 이곳은 코로나19와 더불어 한파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김명년
6일 청주 성안길에서 한 점포 주인이 폐업을 앞두고 재고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청주 대표 상권으로 꼽히던 이곳은 코로나19와 더불어 한파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충북 핵심상권인 청주 성안길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결국 막다른 길에 놓였다.

쇼핑센터, 영화관 등 굵직한 곳부터 소규모 점포까지 폐업이 속출하면서 공실률이 30%를 훌쩍 넘어섰다.

6일 청주 성안길상인회에 따르면 청주약국부터 북문까지 이어지는 성안길 중심 상권의 공실률이 30%를 넘어섰다. 상인회는 올해 가장 큰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날 오후 청주 성안길을 가보니 각 건물 마다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1층보단 2층에, 2층보단 3층에 빈 곳이 더 많았다.

롯데시네마 청주점이 있던 건물에는 1층에 있는 커피숍, 핫도그 가게, 오락실만 불이 켜져 있을 뿐 전체 면적의 10%도 운영이 안되고 있었다.

코로나19와 한파 영향으로 성안길 중심을 지키던 유명 대형 의류매장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다.

코로나19 창궐 전 연매출 최대 55억원을 찍었던 이 곳의 지난해 연매출은 10억원 대로 크게 떨어졌다.

이 매장 관계자는 "직원을 6명 쓰는데 인건비 주고나면 남는 게 없다. 코로나 이 후 매달 손해만 보고 있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청주 성안동 우체국이 위치한 길목은 공실화가 더 심화된 상태다. 우리은행부터 청주약국까지 이어지는 길에 유동인구는 거의 없고 공실도 파다해 반대쪽과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옛 APM건물 인근에 일렬로 늘어선 옷가게들 사이사이에도 빈 곳이 속출하고 있다.

성안길은 코로나19가 휩쓸고 지나간 지난해 롯데영플라자, 롯데시네마 청주점 등 소위 '핵점포'라 불리는 굵직한 점포들이 문을 닫으면서 쇠퇴가 더 가속화되고 있다. 핵점포란 일정 상권 내 가장 집객력이 높은 점포를 일컫는 말이다.

같은 이유로 성안길 핵점포중 하나인 CGV 청주성안점 또한 지난 1일부터 영업 중단에 들어갔다.

더욱이 성안길 공실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성안길 중심에 위치한 카페, 의류 프랜차이즈 직영점들이 올해 계약 만료 후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고, 버틸 여력이 남아 있지 않은 자영업자들도 결국 폐업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청주 성안길에 위치한 다수의 상점에 임대 광고가 붙었다. 청주 대표 상권으로 꼽히던 이곳은 코로나19와 더불어 한파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김명년
6일 청주 성안길에 위치한 다수의 상점에 임대 광고가 붙었다. 청주 대표 상권으로 꼽히던 이곳은 코로나19와 더불어 한파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김명년

성안길 주요 길목에 4개의 점포를 운영중인 박모(60)씨 또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박씨는 "임대료, 인건비를 내려 보험을 깨다가 결국 대출까지 받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될 줄 알고 버텨왔는데 희망고문이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성안길상인회 관계자는 "상황이 지속되다간 올해 상반기 공실이 더 늘어날 것이다. 국토부 재생사업 등 내부적으로 성안길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역부족이다"며 "정부 차원의 소상공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으로 지원이 안되면 성안길의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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