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이른바 '정인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진 과제도 많지만 특히 입양 관계자와 입양가족들에게 끼친 부정적인 영향은 막대하다. 아동학대에 대한 사실보다 일부 매체에서 양부모, 입양에 대한 부정적 사실만을 연일 드러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동 학대 사건 가해자의 대부분은 친부모들이다. 입양 가정의 아동학대 비율은 전체의 0.3%에 불과하다. 애초 정인이 사건을 중간에 멈추게 만들 수 있었던 수많은 기회가 무산된 이유가 편견 때문이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그럴 리 없다는 편견. 그리고 입양가정을 향한 편견일 거라는 편견에 대한 편견 말이다.

살아가면서 편견을 아예 버리고 사는 건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자기 편의대로 나쁘게, 혹은 좋게 평가하고 단정짓는 태도가 그 누군가에게는 상상하지 못할 참극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건 알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 입양 가족은 우리 사회의 소수 약자이며 부정적인 편견 속에서 살고 있다. 약자가 의기소침해지고 이웃의 시선을 느끼지 않도록 우리의 배려가 필요하다. 또한 입양아동들에게 끼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생물학적 부모와 헤어진 사실만으로도 큰 상처를 입은 입양 아동들에게는 긍정적인 자아상, 높은 자존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좋은 입양인을 만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회의 지탄을 받는 범죄자 인양 부각되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천지지지자지아지(天知地知子知我知)', 즉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아는' 것처럼 세상에는 비밀이 없다.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많은 논의가 이뤄지면서 학대에서 입양 문제로 엉뚱하게 불똥이 튀고 있다. 본질은 입양이 아닌 아동학대다. 신축년 새해 아동학대가 근절되기를 간절히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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