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모금 종료일에 훨씬 앞서 100도를 넘어섰다고 한다. 수년만에 사랑의 온도탑이 목표 금액을 조기 달성한 것이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워지고, 대면 기부독려 캠페인이 불가능했지만, 단체기부가 늘어났다고 한다. 당초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전국적으로 올 목표 금액을 전년보다 하향 조정하고, 모금기간도 10여일 단축했다.

국민소득의 증가와 함께 국민들의 복지 욕구가 양적 질적으로 확대되는 한편 물질적·정신적으로 소외되는 계층의 복지 욕구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어려운 사회·경제적 여건에 차상위 계층이 폭넓게 존재하고 경쟁에서 탈락한 중산층의 빈곤층 전락 문제 등 기초보장 사각지대가 상존하는 상황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사회 양극화를 개선하고 튼튼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초생활 보장제도의 내실화 등 총체적인 사회복지정책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우리모두의 나눔과 사랑의 열기가 이어져야 한다.

사회 양극화 개선 및 '취약층 삶의 질 향샹'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의 복지에 대한 의지와 나눔과 사랑을 이어가려는 복지 역량이 조화롭게 병행될 때 내실있는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나눔과 사랑의 가득한 사회' 구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우리 주위에는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으로 소외되고 차가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이웃들이 많이 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사회는 매우 바쁘게 변화해 주위 이웃은 물론 가족조차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무관심하기 쉽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어렵고 힘든 이웃들이 주위에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런 이웃들에게 관심을 쏟는 자체가 바로 사랑의 실천이다. 함께 마음을 열고 서로가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이야말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가치있는 삶이며 농업협동조합 존재의 이유도 그중 하나이다. 모두가 더불어 사는 희망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 때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용기가 될 것이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마무리됐다.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변화(나눔과 사랑의 열기)를 끌어내는 건 우리의 몫이다. 봉사활동과 기부는 단순 숫자가 아니라 그 과정이 응원과 연대임을 알고 있듯이, 섯부른 장밋빛 전망은 어려워도 십시일반 나눔과 사랑의 미학을 되새길 수 있는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아이들에게 유치원 졸업식도, 초등학교 입학식도 없었던 한 해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희망을 보았다'고 말해줄 수 있는 것처럼, 2021년에도 그러한 얼굴 없는 나눔들이 모여, '누군가의 키다리 아저씨'가 돼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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