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완종 경제부

"서울 사는 작은 고모는 아파트 값이 하루아침에 ○○억원이 올랐데…"

부러울 것 없는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면서 미래를 준비해온 청년들이 하루 아침에 '벼락거지' 신세가 됐다.

벼락거지는 '벼락부자'에 빗대 최근 부동산과 주식 등의 가치 폭등으로, 소득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상황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신조어다.

부동산은 2년전 부터 전국적으로 광풍이 불었다. 그 결과 수억원 이상 불어난 아파트 가격이 지인들과의 대화를 이끈지 오래다.

또 회사일을 성실히 수행하며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보다 부동산 투자 등으로 재테크에 성공한 선배가 후배들로부터 더 존경받는 상황이다.

회사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지만 부동산의 미래는 더욱 견고하고 튼튼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스피 지수가 3천대를 돌파하는 등 '주식'이 새로운 재테크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너 나 할 것 없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투자 등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테크 열풍을 반증하듯 주식과 가상화페, 부동산 등 재테크 관련 책들이 베스트 셀러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유튜브 등 미디어 컨텐츠 역시 높은 시청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는 여전히 '가만히' 있다. '가만히'를 넘어 '순종적'인 모습이다. 분명 과도한 투자는 신용불량자 급증, 세대 간 갈등 등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완종 경제부
이완종 경제부

그러나 고공행진중인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말을 굳게 믿어왔던 이들은 '○○번째 부동산 대책'이라는 수십번의 헛발질에 상대적 박탈감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를 막겠다고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연장하며 조금만 '견뎌'달라는 정부의 요청은 결국 소상공인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 여전히 신뢰하고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 밖에 안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