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노영민·한범덕, 野 이종배 거론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2022년 6월 지방선거(8회)가 1년3개월 남짓 남았다. 벌써 지방선거를 거론한다는 게 다소 이르기는 하자만, 정치권에선 올해 하반기 시작부터 선거모드로 전환할 계획인 것을 보면 그리 이른 것만도 아니다.

광역·기초 그리고 단체장·의원으로 나뉜 지방선거 종목 중 충북에서는 도지사 선거가 아마도 이번 설 연휴 '나도 한 마디'의 소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그럴 것이 충주시장과 국회의원, 충북지사까지 8전 8승의 선거 불패신화를 걸었던 이시종 현 지사가 3선 연임에 걸려 이제는 자리를 내줘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올 설에는 모임 자체가 불가능해 아쉽게도 가족이나 지인들 끼리 정치적 소회를 털어놓기는 어렵게 됐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기에는 입이 근질거린다. 그동안 정치적 신화 같은 존재인 이 지사의 그늘에 가려 존재감조차 부각되지 못했던 정치인 또는 거물급이 이제 등판할 시기에 입을 닫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먼저 지난 2018년 6·13지방선거를 살펴보면 도지사 후보를 냈던 정당은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3곳이다.

이를 현재에 적용하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선 이변이 없는 한 후보를 낼 게 분명하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부터 국회의원들까지 줄줄이 탈당 행렬에 동참해 공중분해 위기를 맞은 바른미래당은 현재로선 미지수다. 제3의 야당에서 후보가 나올지도 지켜봐야 한다.

현재 정치적 상황에 국한해 분석한다면 여당과 제1야당만 남는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br>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민주당에선 당연히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1순위로 거론된다.

지난해 12월 청와대를 떠난 노 전 실장은 현재 별다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자신 소유의 서울과 청주의 아파트를 모두 처분한 뒤 다시 청주 복대동에 전셋집을 마련한 노 전 실장은 휴식기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실장은 올해 1월 청주로 이사한 뒤 "당분간 쉬겠다. (향후 계획에 대해)아직 정한 게 없고, 깊은 산속에서 쉬고 싶다"고 말했다 .

지역 정가는 올해 하반기부터 외부 활동을 시작하지 않겠느냐고 점치고 있다. 노 전 실장 측근은 "휴식기는 6개월여가 될 수 있다. 그동안 현 정부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구상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노 전 실장은 지방선거 출마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 "현재는 깊이 생각하지 않지만, 사람 앞일을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발언해 현재의 휴식기가 정치적 준비기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범덕 청주시장.&nbsp;
한범덕 청주시장

다음으로는 한범덕 현 청주시장이 거론된다.

그의 측근들은 한 시장의 정치적 종착지는 '충북도지사'라고 한다. 이 꿈은 현재도 유효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나설 준비가 됐다고 전한다.

한 시장의 꿈은 실현되는 듯했다. 2006년 5·31지방선거에 충북지사로 출마했으나 정우택 전 국회의원에게 패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이어진 2010년 6·2지방선거에선 돌연 청주시장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이유는 국회의원이었던 이시종 현 지사의 등판이었다.

선거 불패 이 지사의 중량감에 정치 초년생이나 다름없는 한 시장이 눌리면서 일단 지사 선거를 포기, 시장 선거에 출마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있다.

호시탐탐 지사 자리를 노렸으나 이 지사가 보란 듯이 내리 3선에 성공하면서 그저 관망자로만 남았다.

정치적 악운인 것인지 이 지사가 이제 물러날 시기가 됐으나 '노영민 수성'이 앞길을 가로막는 형국이 됐다.

이를 감지하듯 한 시장은 사석에서 "도지사의 꿈은 여전하나 차기 선거는 고민 좀 해봐야 할 것 같다"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치 판도가 워낙 가변적이라 앞으로의 상황 변화에 따라 거취도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

야권 주자로는 현재 국민의힘 이종배(충주) 국회의원이 지역 여야 정치권에서 주목받는다.

이 의원 측은 충북지사 선거에 즉답을 피하고 있고, 다소 거부감까지 감지되는 모양새다.

지역에서 크게 움직임이 없고, 관심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은 이 의원이 거론되는 이유는 당내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나마 3선 박덕흠(괴산·보은·옥천·영동) 의원이 유력했으나 각종 잡음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하면서 인물난이 발생했다.

이 의원은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아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지도까지 높이고 있어 현재 상황에선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카드로 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승산이 있다고 분석한다. 충주를 비롯한 북부권 야권 지지층과 도내 유권자 절반이 밀집한 청주권 내 보수층까지 결집하면 당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데칼코마니가 될 수 있는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당시 새누리당은 재선에 도전하는 이시종 지사를 상대로 윤진식 전 의원을 내세워 득표율 3%p 차이로 석패한 경험도 있다.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어 이 의원이 자천타천 출마를 결심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양측 도당에서도 이 같은 전망에 첨삭은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른 시기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나 현재 노영민 전 실장이나 한범덕 시장이 거론되는 게 전부"라며 "그 외에 거론되는 정치인은 없고 일단 당사자들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했다.

미래통합당 이종배 정책위의장<br>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국민의힘 관계자도 "민감한 얘기일 수 있으나 노 전 실장과 경쟁력을 갖춘 인물이 이종배 의원이라는 지역 정가의 평가는 당내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며 "이외의 정치인은 이렇다 할 노선을 밝히거나 정하지 않아 논하기 조심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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