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손님맞이… 희비 엇갈린 '반쪽 장사'

노래연습장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먹자골목이 네온사인 불빛으로 더 환해진 모습이다. /김명년
노래연습장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먹자골목이 네온사인 불빛으로 더 환해진 모습이다. /김명년

[중부매일 이완종·박건영 기자] "이제 본격적으로 영업을 재개해야죠. 갚아야할 대출금이 산더미인데요."

비수도권에 내려진 영업시간 제한 해제 첫날인 지난 15일 오후 6시30분께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의 한 노래연습장은 가게 오픈 준비로 한창이다.

이곳은 이제 막 문을 열었는지 노래 반주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찾아올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마이크 소독 등 방역 작업을 진행중이다.

앞서 이 노래방은 지난달 18일께 방문 당시 문이 굳게 닫혀있던 곳이다. 입구에는 '이용하실 분은 연락 바란다'는 문구와 함께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만을 남겨 놓은채 정상영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설 명절 연휴 이후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서 예년과 같이 정상영업 중이다.

이 노래연습장 관계자 A씨는 "손님들 대부분이 오후 9시를 넘어서 예약을 잡으려고 하다보니 영업시간 제한 당시에는 손님을 받을 수 없었다"며 "지난달 매출이 60여만원 수준인데 그나마 우리 가게는 상황이 좋은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영업을 해도 손님이 아예 오지 않는 날이 많았고 전기세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대부분 문을 닫았으나 모두 정상영업을 할 예정"이라며 "일단 풀려서 다행이지만 앞으로 대출금을 갚아 나갈 생각에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인근 또 다른 노래연습장 역시 정상영업을 알리듯 화려한 간판 조명이 켜진채 손님 맞이에 나서고 있다.

노래연습장 관계자 전모(43)씨는 "영업시간 제한 해제 소식에 이미 지난 14일 자정(15일 0시)부터 정상영업을 실시했다"며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모르지만 정상영업과 동시에 기대하지 않았던 많은 20대 손님들을 받았다"고 전했다.

영업시간 제한 해제로 2차 문화가 부활하면서 번화가 인근 맥줏집도 호황이다.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프렌차이즈 맥줏집은 같은날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이지만 매장내 많은 인파가 모여있었다. 다만 영업시간 제한을 풀렸으나 시행중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매장내 곳곳에 빈 좌석이 눈에 띄었다.

맥줏집 종업원 B(23)씨는 "손님들께 일일이 퇴실 양해를 구하면서 마찰을 빚지 않아서 좋다"며 "영업시간 제한은 업종 특성상 큰 피해로 이어져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수칙 등을 철저하게 지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전히 영업제한이 풀리지 않은 감성주점, 헌팅 포차, 콜라텍 클럽, 룸쌀롱 등 유흥음식점은 사실상 휴업 상태다.

업주들은 영업은 가능해졌지만 가게 운영을 하지 말라는 처사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는 특성상 노래연습장 등과 같이 오후 9시 이후 손님이 방문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후 10시 이후 영업제한이 걸리면서 사실상 운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노래연습장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먹자골목이 네온사인 불빛으로 더 환해진 모습이다. /김명년
노래연습장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먹자골목이 네온사인 불빛으로 더 환해진 모습이다. /김명년

이에 한국유흥음식점·단란주점 중앙회는 17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지회와 함께 질병관리청과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에서 항의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청주 흥덕구 가경동 한 단란주점 관계자는 "업종 특성상 손님들이 밤 늦은 시간에 방문하는데 영업 제한이 풀리지 않는다면 사실상 영업을 하지 말라는 처사"라며 "일부 업종에대한 선별적 제한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충북도내에는 오는 28일일 밤 12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조치가 실시된다. 이번 시행안에 따라 노래연습장, 식당, 카페, 실내스탠딩공연장 등 중점관리시설은 15일을 기점으로 영업제한시간이 해제됐고, 클럽·룸살롱, 단란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도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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