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언제 탄생할까?
부자는 언제 탄생할까?
  • 중부매일
  • 승인 2021.02.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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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지구에는 1조 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가 2천200명 정도 있다. 이들 10명 중 약 7명은 재산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만들었다. 새로운 상품을 만들거나,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했거나, 투자를 잘한 사람이다.

2021년 2월 현재, 세계 거부 1위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CEO로 약 210조7천억 원의 재산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2위는 최근 가장 이슈인 기업가, 일론 머스크이다. 테슬라, 스페이스 X 등의 CEO인 그는 195조6천억 원의 재산 가치를 기록 중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2021년 2월 우리나라의 부자 순위 1위는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는 서정진(17조3천억원) 셀트리온 회장이다. 2위 김정주(14조8천억원) NXC 대표이사, 3위 김범수(10조8천억원) 카카오 의장, 4위 이재용(9조7천억) 삼성그룹 부회장, 5위 정몽구(6조7천억원)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 등의 순이다.

10년 전에는 어땠을까? 지난 2011년의 대한민국 1조 원 이상 거부에는 낯익은 이름이 상당수 포진돼 있다. 1위에는 지금은 고인이 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8조5천억 원), 2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7조2천억원), 3위 최태원 SK그룹 회장(3조2천억원), 4위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2조9천억원), 5위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2조8천억원) 등이다. 절대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순위는 10년 동안 조금씩 변화했다.

세계적인 감염병은 부자 지도에도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코로나 19'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셰일가스 산업의 황태자라 불렸던 해럴드 햄(Harold Hamm)콘티넬탈리소스 회장의 재산이 절반 이상 줄었다. 반면 사람 간의 만남이 힘들어진 시대, 화상회의 플랫폼'줌(Zoom)'을 창업한 중국 출신의 에릭위안(위안정, 袁征)은 기업가치가 고속 상승하면서 그의 재산 증가율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바이러스가 석유, 부동산, 의류 등의 산업군에 속한 전통적인 재벌에게는 위기였지만, 새로운 산업을 준비하거나, 이끌었던 누군가에게는 트리거(Trigger, 방아쇠)가 된 셈이다.

최근 10년 동안 글로벌 100대 기업에 새롭게 진입한 신규 기업을 살펴보면 여전히 미국이 9개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중국이 11개, 일본이 5개다.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한 곳도 없다. 물론 10년 전부터 삼성전자가 진입해 있는 상태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0억 달러 이상 자산가 중 자수성가 기업인 비중은 한국이 57.1%(28명 중 16명)로 미국(70%), 일본(81%), 영국(87%), 중국(98%) 등으로 주요국보다 크게 낮았다. 글로벌 평균인 69.7%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스타트업 현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기회형 창업 비중이 약 15%인 반면 생계형(비 기회형) 창업은 85%나 된다. 오히려 5년 전인 2016년(16.5%) 보다도 감소한(2020년 기준, 14.4%) 상태다.

집라인 창업자인 리나우도는 글로벌자선단체 '글로벌시티즌'의 슬로건인 <당신이 태어난 곳이 당신의 생명을 결정해서는 안된다>에서 영감을 얻어 창업했다. 백신, 항생제, 혈액 등의 응급처치 물품의 배송 방법을 고민한 끝에 드론 '집(Zip)'을 설계, 개발하고 이를 사업화 한 것이다.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경영이 중요해진 시대, 구글벤처스, 세쿼이어캐피털 등 세계적인 펀드와 저명인사들이 앞 다퉈 투자했다.

동료 5명과 함께 '넥솔(셀트리온 전신)'을 창업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서 회장은 현존하는 대한민국 자수성가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서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로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됐지만, 당시 대우자동차 출신 직원들과 '무엇을 할까?'고심한 끝에 결정한 사업이 '바이오'이었다. 약학, 생명공학 분야의 비전공자였던 서 회장은 제약업계에 필요한 지식을 논문과 인터넷강의를 수강하며 독학으로 익혔다.

자수성가형 부자는 언제 탄생할까? 새로운 부자들은 경제의 변곡점, 즉 시대가 급변할 때 생겨난다. 국가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의 자산은 감소한다. 하지만 새롭게 부자의 반열로 오르는 신흥 부자들은 이 시기에 탄생된다.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찾아온 온라인 등장이 그랬고, 2007년 미국금융 위기 이후 스마트폰과 함께 신흥 부자들이 등장했다.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지난 2017년 대학 특강에서 서 회장은 "고통의 터널이 끝나면 반드시 빛이 나오기 마련이다"라고 역설한바 있다. 지금은 주변을 둘러봐도 힘겨운 시대임에는 틀림없다. 안정된 일자리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나를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낙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10년을 준비한 테슬라의 일론머스크가 그랬고, 불과 1년 사이에 구독자 100만 명을 훌쩍 넘겨버린 국내 많은 유튜버들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하는 것이 났지 않을까?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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