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이혜성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계절의 여왕 봄이 성큼 다가왔다. 출퇴근 길 가로수의 나뭇가지를 보면 연두 빛의 싹이 얼굴을 내밀어 코로나로 인해 삭막해진 마음에 촉촉한 설레임을 던져주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농촌에서 이런 감상은 사치이다.

3월 중순부터 4월은 대부분의 작물들의 파종기간이다.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고 농업인들에게 물어 본다면 가장 먼저 나오는 대답이 '일손부족'일 것이다. 일손이 절실한 이때에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여럿이 모여 하는 농작업을 꺼리는 판국이라 농업인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경지면적을 줄여야 할 판국이라고까지 말한다.

최근 쌀값이 급등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우리 뿐 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식량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위험요인들이 늘 곁에 있다고 봐야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식량부족이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 식량안보수준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식량자급률은 45.8%(2019년 기준)에 불과하다. 외국에서 식량수출을 막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올해도 코로나19는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백신이 효력을 발생하려면 아직 멀었고 농사일은 지금 당장 파종을 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많은 의지를 했었지만 외국과의 왕래가 힘든 지금 우리는 국내 인력으로 농업의 부족한 인력들을 채워야만 한다.

이혜성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이혜성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정부와 농촌 지자체, 우리 농협이 함께 힘을 모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여기에 우리 개개인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봄 기운이 완연한 계절을 즐기는 상춘(賞春)에 앞서 우리의 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봄나들이를 농촌 들녘으로 나가 농업인과 함께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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