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영의 디지털 컨버전스 (21)

충북의 산업분야가 협소한 것이 더 이상 화두는 아니다. 이미 세계 경제가 지리적 조건 또는 보유한 자원(Resources)을 활용한 경제구조에서 벗어났다. 몇몇 국가에서만 석유 제품에 경제를 기대고 있는 것 외에는 대부분 세계 경제와 호흡을 함께하는 수입원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부존자원(賦存資源)을 찾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대한민국은 이미 IT분야에서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아냈고, 디지털 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국가로 성장했다. 그러므로 충북도 부존자원을 찾기보다 첨단기술산업(High-tech Industries)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산업의 진흥을 위해 조성된 전문적인 산업단지와 이를 관리하기 위해 설치된 기관들도 늘어나고 있다.

첨단기술산업은 일반적으로 기술 집약도가 높고, 기술혁신의 속도가 빠르므로 지속적인 기술 개발비용이 투입되지만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소득탄력성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이러한 첨단산업은 부존자원이 부족한 지역경제에 매우 중요하며 첨단산업을 지역에 육성하기 위한 지자체의 일관성 있고, 실효성 있는 정책도 매우 중요하다.

지난 10월말, 충북테크노파크(충북TECHNOPARK, 충북TP)가 주관한 ‘2005 충북과학기술혁신대전’이 열렸다. 충북 기업들의 기술과 제품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마케팅을 위한 과제가 남아있지만 성공하기에 충분한 제품들이 소개되고 있었다. 28일에 열린 산업기술정책설명회에서는 많은 기업의 대표들이 세미나실에 참석하여 진지하게 경청하고 질의하는 모습은 최근의 어떤 행사보다 고무적이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모 심포지엄에서 보여준 모습과 달리 많은 성장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충북의 첨단기술산업의 발전에 기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충북TP가 큰일을 도모하기 위해 조직의 규모를 키워야하는 과제가 남은 것 같다. 조직의 규모는 조직의 지식에 비례한다. 그를 통한 현실적인 정책 수립이 요구된다. 예컨대 충북 기업의 시제품생산 지원을 하겠다고 자신 있게 답변은 했지만 시제품은 종류는 많다. 또한 대부분의 시제품은 신 생산 라인을 요구하고, 또한 시제품 생산을 위해 기계를 빌려주는 기업도 없다. 그리고 시제품 생산을 위한 연구비용도 제품에 따라서는 수억이 넘는 경우도 많으며 정부차원에서 지원하는 특허사업화자금, 시제품의 시장성분석 지원사업도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북TP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첨단산업단지는 ‘지방과학산업단지’라는 이름으로 조성계획 자체가 지방정부 주도하에 추진하는 사업으로 우리 지역의 힘으로 성공시켜야 하는 몫이다. 직원 10여명이 고군분투하여 효과적이 행사를 치른 것에 대해 충북 도민으로서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격려하고 싶다. 따라서 태생 1년만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무식한 여몽(呂蒙)이 학식가 노숙의 눈을 부릅뜨게 한 것과 같이 나날이 괄목상대(刮目相對)할 수 있는 조직이 되길 기대한다. /충북SW협회(청주대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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