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동향·인구대비 등 분석없이 청주 파견 강행
도, 현장경험 부족… 실질적인 '역할론'도 의문

충북도청사 / 중부매일 DB
충북도청사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청주시에 특별방역지원단을 파견한 충북도가 단순 수치만 가지고 섣불리 움직인 게 아니냐는 반응이 일고 있다.

이시종 지사는 지난 12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청주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니 도 차원에서 특별대책과 지원단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지시가 있자 관련 부서는 보건정책과장, 감염병관리과 직원, 역학조사관으로 지원단을 꾸려 하루 뒤 지난 13일 청주시에 파견했다.

자칫 행정 간섭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을 일사천리로 강행한 이유는 최근 청주지역 확진자 발생이 심각해서다.

이달 들어 도내에서 발생한 전체 확진자의 70%는 청주에서 나왔다. 도는 이를 청주시의 방역행정 미흡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확진자 발생 동향 등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도의 우려와는 다르다.

지난 1일부터 13일 오전 9시까지 청주 확진자는 109명으로 이 중 시의 방역조치에 따라 격리 중 양성판정을 받은 인원은 24명이다. 여기에 해외입국자 4명, 다른 지역 거주자 8명을 합쳐 총 36명은 도가 판단한 시의 방역행정 미흡에 따른 감염과는 관련성이 적다.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원을 찾아낸 55명도 접촉자 격리 등 초동대처로 추가 감염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18명은 접촉자 진단검사와 격리조치로 추가 확산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상 확진자 발생비율은 높지만, 이를 가지고 청주시의 방역행정 누수로 몰아가기에는 근거가 미약하다는 점이다.

도는 인구비율도 간과했다. 청주 확진자 발생은 많지만, 이를 인구대비로 따지면 도내 11개 시·군 중 5번째로 낮다.

청주 인구 1천 명당 감염자는 1명꼴로 0.4~0.8명꼴인 단양·보은·옥천·영동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특별방역지원단을 파견하려면 도내에서 인구대비 발생비율이 3.5명 이상꼴로 가장 높은 음성군과 진천군에 보내는 게 더 유효한 처방이라는 평가가 있다.

현장 경험이 다소 부족한 도청 방역담당자들이 어떠한 역할을 할지도 의문이 제기된다. 코로나 발생 후 현장서 밤낮없이 매진한 시의 방역체계가 사무실서 기획·지원을 담당한 도 방역체계보다 실전에선 한수 위일 수 있다.

연쇄·집단감염의 책임에 대해서도 청주시만 탓할 부분은 아니다. 집단감염이 발생하거나 시 차원에서 판단이 어려운 사례는 도 역학조사관에 보고해 지시를 받아 움직였기 때문에 도에서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청주시에선 도의 조언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이지만, 그동안 수행했던 방역업무는 문제가 없다고 자부한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차분하면서도 방역의 핵심을 공략하는 방역대책을 계속해서 유지하겠다"면서 "보여주기식 보다는 실질적인 방역관리에 매진할 방침"이라고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 청주시지부는 14일 도의 특별방역지원단 파견에 대해 "이시종 지사는 감시단이 아닌 휴일도 반납하며 현장에서 위험을 함께 할 현장인력을 지원해 달라"고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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