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수 능력자 제외 국·공립 경력만 인정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청주시립교향악단이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공모를 21일 마감한 가운데 이번 응시 자격을 놓고 '사전 내정설' 의혹이 일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달 29일 청주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수준 높은 공연문화를 이끌어 갈 유능하고 능력있는 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문을 냈다.

응시 자격은 지난 2018, 2019년과 같은 항목에 올해는 한 항목이 더 추가됐다. '국·공립 교향악단에서 공고일 현재 2년 이상 지휘자(부지휘자 포함) 근무 경력이 있는 자'로 이 부분을 명시했다.

이 항목에 대해 예술인들은 "내정자가 있어서 자격을 맞춘 것 아니냐", "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 지휘경험과 해외 콩쿨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한 능력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시대착오적 발상이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A음악가는 "국·공립 경력이 있는자를 자격으로 포함할 경우는 그에 상응하는 해외 경력도 포함시켜야 객관적인 자격요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일에는 청주 출신으로 서울과 해외 오케스트라 지휘 경험과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ICWC국제지휘자콩쿠르'에서 심사위원과 오케스트라가 뽑은 최고의 지휘자 탑3에 선정돼 최종 2위에 오른 인물인 B씨가 청주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에 응시하러 왔다가 서류 접수조차 반려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B씨는 "고향의 시립예술단에서 실력으로 승부해 겨뤄보고 싶었지만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며 "2019년까지도 없었던 응시자격에 국·공립 근무경력이 있는 자가 포함돼 있어 왜 그에 상응하는 해외 콩쿨이나 해외 지휘자격 조건이 없나 의심스러웠는데 서류 접수에서 조차 반려 당하니 그 의심이 확실해졌다"고 밝혔다.

B씨는 심지어 "시립예술단은 시장의 권한이 큰 만큼 담당자가 총대를 매고 1차 정리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오히려 서울이나 해외에서는 알아주지만 정작 고향인 청주에서는 이런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 아쉽고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한 음악계 인사는 "전임 지휘자의 임기 만료 시 한범덕 시장 측근이 지휘자로 다시 온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에 이런 의혹은 더욱 커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내정자가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서류 반환은 이번 응시 자격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설명을 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시립예술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외부인사 5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적임자를 선정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