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근로자 입국 막히고 일급 11만원… 불법체류자까지 동원 '쉬쉬'

보은군이 농번기 일손부족에 시달리는 농가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74명을 투입한다. / 보은군
외국인 계절근로자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농번기 일손 부족에 인건비 상승이란 악재까지 겹쳐 농가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외국인근로자 유입이 막힌 탓인데 농민들은 부담이 커졌음에도 작물 파종 시기를 맞추기 위해 20%나 오른 인건비를 부담하고 있다.

충북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마저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입국이 예정됐던 계절근로자는 총 1천105명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인건비까지 크게 올라 농가마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충북 괴산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68)씨는 "인력소개소를 통해 알아보니 지난 2~3월 8만원하던 인건비가 10만원으로 훌쩍 올랐다"며 "과수업이 힘들어서 그런지 일하던 일용직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고 있는데 다시 구하려니 인건비가 올라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지난 22일 충북도내 인력 소개 업계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현재 외국인 근로자 일급은 올해 초 8만~9만원에서 10만~11만원으로 올랐다.

농번기 초창기인 2월만 해도 변동이 크지 않았던 인건비가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두달 새 20%나 오른 것이다.

인건비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도내 인력소개소에는 여전히 인력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작물은 시기를 놓치면 농사를 망쳐 손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농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오른 인건비를 지불하며 외국인 인력을 찾고 있다. 충남, 강원, 경상도 등 타 지역에서도 문의가 오고 있었다.

농가에서 웃돈을 주겠다는 제안에 인력소개소끼리 외국인 근로자를 빼가는 등 인건비 상승을 더 부추기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업계는 정부에서 어르신들에게 제공한 공공근로로 인해 인력풀이 더 줄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공공근로의 근무시간은 대부분 오전 10시부터 오후 2~3시까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겸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충북도는 이러한 농번기 일손 부족 지원을 위해 생산적 일손봉사를 운영, 올해 약 17만명의 인력을 보중할 방침이다. 지난 4월까지 도내 1천692농가에 3만9천446명을 지원했다.

그렇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충북지역 인력업계 관계자는 "현재 사람 구하는게 하늘의 별따기다. 각 기관에서 일손 봉사를 나오고 있지만 농번기라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사람이 귀하다보니 관광비자로 들어와 있는 태국 불법 체류자들이 주로 농사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