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배한욱 천안서북경찰서 교통조사팀장

얼마전 '4세 딸 손 잡고 횡단보도 건너던 어머니, 차량에 치어 숨져'라는 인터넷 기사가 눈에 들어와 자세히 보다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던 적이 있었다. 기사를 읽고난 뒤 보행자 안전을 위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주위 사람들에게도 알려 주길 기대하면서 몇자 적어본다.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진행하는 차량을 의식하지 않고 휴대폰을 보거나 친구나 함께 걷는 이들과 잡담을 하면서 용감하게 차로를 건너는 보행자를 가끔씩 볼 수 있다.

이들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차보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로 자신들의 잘못을 덮어버리려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큰 착각이다. 이는 사람의 생명이 그 무엇보다 우선이고 소중하다는 말이지 도로 위에서 사람은 자동차에 비해 교통약자로 그 구호가 적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명사고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통상 정상적인 운전자라면 규정 속도와 교통신호를 준수하며 음주운전·졸음운전을 하지 말아야 함은 기본이고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주변을 안전하게 살피면서 운전을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운전자가 있기 때문에, 이런 예기치못한 상황도 도로위에서 마주할 수 있기에 보행자는 파란 신호등에 건널목을 걷는 경우에도 다가오는 차량의 속도를 살피며 안전하게 횡단하여야 하는 것이다.

배한욱 천안서북경찰서 교통조사팀장
배한욱 천안서북경찰서 교통조사팀장

차보다 보행자가 우선이니까 차량이 당연히 양보하고 멈출 것이라는 믿음은 당연하지만 실제 늘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안전에 있어서는 조금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의 상황은 늘 발생할 수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주변 교통상황을 살피지 않은 채 도로 위를 걷는 것은 자살행위와 다를 바 없다. 백번 천번 아무 일 없이 지나더라도 단 한 번 방심에 인생을 망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