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익원 괴산군 사리면장

'응암마을은 서기 1520년경부터 흐르는 세월과 함께 동에는 매봉산, 서에는 두타산, 남에는 보광산, 북으로는 백마산이 조화있게 형성되어 있다. 매봉산 봉우리에는 매와 똑같은 바위가 있어 부락명을 응암-매바위라 명하였으며 이 매바위가 항상 장엄한 자세로 굽어 살펴 마을이 평온하였고 훌륭한 인물이 많이 배출되어 마을사람들은 이 바위를 수호신으로 믿고 있다. (중략) 우리주민은 쾌적한 자연 속에서 긍지와 자긍심으로 후세에 물려줄 자랑스러운 마을로 고장을 가꾸어 나갈 것을 다짐한다.'

이글은 지난해 사리면 청년농부모임이 발간한 '우리마을 뿌리를 찾아서'에 수록된 '응암마을 자랑유래비(1995.6.)' 내용의 일부다.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응암'은 주민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며 고요하지만 농촌치고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농사꾼으로 긍지를 갖고 살아가는 '강소농촌마을'이다.

이런 가능성을 바탕으로 최근 몇 해 사이 조용하던 응암마을이 점점 활기차게 변해가고 있다. 변화는 주민들이 자진해서 집집마다 꽃을 심고 정원을 가꾸며 더 나아가 마을진입로와 공공장소 등을 깨끗이 정리하고 꽃을 심어 향기가 있는 아름다운 마을을 조성한 것 부터 시작됐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괴산사랑 칭찬릴레이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마을 주민 서로가 칭찬하며 웃음꽃이 만발한 행복한 이웃,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가는 한편,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 매년 소각산불 없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주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을 모아왔다. 이렇듯 아름답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 스스로 합심해 노력한 결과 10년 전 41세대 75명이었던 인구가 63세대 97명으로 늘어났다.

변화되어 가는 마을의 모습을 보게 된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뭔가를 해보자는 공동체가 형성돼 각종 공모사업을 적극적으로 신청했다. 그 결과 괴산군의 아름다운 귀농귀촌만들기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어 마을 진입로와 소매저수지 주변에 페스티지아타, 백일홍, 자산홍, 철쭉 등 3천여본의 꽃길조성, 마을벽화, 쉼터 등 삶의 터전이자 공동체의 뿌리인 마을을 더 아름답게 가꾸었다.

또한 생활환경정비사업 등을 통한 마을이미지 개선과 자발적 주민참여를 통한 주민화합도모를 위해 시행하는 충북도 2021년 행복마을사업 1단계 마을로 선정됐다. 물론 마을주민 모두의 열정과 희생이 있어야 가능한 일들이지만, 가장 앞선 곳에서 마을이장과 노인회장, 새마을지도자 남녀회장, 각 반장을 비롯한 전직 이장 등 마을임원들과 몇 년 전 응암마을로 귀촌하신 충북도 지역공동체 컨설턴트를 비롯해 한국으로 귀화한 이주여성으로 마을일에 헌신적이며 농산물 온라인 판매로 농가소득 증대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행복마을 추진위원장 모두가 한마음 한 뜻이 되어 다 같이 이루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원익 괴산군 사리면장
우익원 괴산군 사리면장

요즘 사리면 응암마을을 보면서 긍정의 에너지가 샘솟는 느낌을 갖게 한다.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이 마을에 이사 오고 싶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필자도 이 무리에 함께 하고 싶다.

선주민과 귀농귀촌인이 구분 없이 그저 서로의 이웃이 되어 더불어 살아가는 살기 좋은 마을의 본이 되고 있는 사랑의 지역공동체! 우리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공동체의 모습은 괴산군 사리면 '응암마을'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