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가의 역할·공예의 가치에 대한 화두 던져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공예의 새로운 좌표를 제시하기 위해 마련한 담론의 장이 마련됐다.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이하 비엔날레)는 비엔날레 개막 D-100을 기념해 1일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공예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박남희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 기획위원장의 사회로 '공예의 지표 Craft Here & Now'라는 주제로 최공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 김정화 서울공예박물관 관장, 나건 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 제품 도자 분야의 개척자로 꼽히는 정연택 명지전문대 명예교수, 허보윤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등 전문가 7인의 발제 및 열띤 토론으로 진행됐다.

'손의 시대, 손의 문명'을 주제로 첫 발제에 나선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최 교수는 "인간을 무력화하는 기술 과잉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시 '손'으로 잃어버린 몸의 감각을 깨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금이야말로 남다른 손의 감각을 가진 공예가의 사회적 역할이 오히려 중요해진 시대"라고 강조했다. 또한 "숙련된 손기술을 활용한 노동을 통해 몸 감각의 퇴화를 유보하고, 환경을 보듬어 상생과 공존의 삶을 모색하자"고 제언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서울공예박물관 김 관장은 "청주공예비엔날레와 서울공예박물관은 공예의 가치를 재발굴하고 우리 삶 속에 넓게 확산시키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면서 "오늘의 포럼은 두 기관이 협력해 우리나라의 공예 발전을 도모하는 신호탄"이라고 설명했다.

홍익대학교 나 교수는 "우리는 이미 스마트기술을 기반으로 삼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초연결과 초지능으로 대변되는 '5차 산업혁명시대'로 진입했다" 규정하면서 인간의 욕구와 그에 따른 기술 발전의 시대에서 아날로그의 대표 아이콘으로 인식되어 온 '공예'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또 어떻게 이 시대와 공존하며 생존할 수 있는가? 등 공예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한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이에 명지전문대 정 명예교수는 '21세기 전환기에 있어 시민공예의 개념과 역할'이란 발제를 통해 "공예의 가치가 단지 개인주의적 미학을 신성시하는 차원이거나 소수의 문화적 전유물에 그치지 않고, 공생공락(共生共樂)의 사회 건설을 위한 문화적 도구로 활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예술가가 특별한 인간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특별한 예술가다. 이것이 바로 좋은 노동의 형이상학'이라고 말한 스리랑카의 철학자 아난다 쿠마라스와미의 말을 빌려 노동의 본질적 가치 회복과 시민공예 정신이 공예의 새로운 좌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포럼은 오는 30일 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www.okcj.org)를 통해 공개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