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남이면 팔봉리 출신 오헨리씨 생가·부지 매입
김복진 생가 미술관 등 미술제 개최 조각가 마을로 조성

김복진 생가
김복진 생가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닭장이 집을 지키고 흉물로 방치되던 한국 조각가 1세대인 김복진(1901~1940) 선생의 생가터가 복원될 예정이다.

청주시 남이면 팔봉리 출신인 오헨리(61)씨가 김복진 선생 생가 대지와 가옥(남이면 팔봉리 293-2번지)을 최근 매입해 생가를 복원하고 앞으로 문화재 등록 추진, 김복진 생가 미술관 개관, 미술제 개최 등 이곳을 조각가 마을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 씨는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하면서 김복진 선생에 대해 처음 접했고 저와 동향이라는 사실에 놀라 잠을 못 이뤘다"며 "언젠가는 이곳을 보존해 조각가 마을을 조성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 씨는 고향을 찾아 생가를 소유하고 있던 주민을 설득한 끝에 지난 2월 대지를 매입하고 지난 5월 30일 가옥 매입까지 마친 상태다.

오 씨는 "땅 시세가 날이면 날마다 올라 시세보다 2배 이상을 주고 매입했지만 지금 확보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집을 살펴본 오 씨는 "지붕 구조와 기둥들이 모두 살아 있어 복원만 잘 이뤄진다면 옛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진행해 올 가을 김복진 생가 미술제를 개최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예술 관계자는 "개인이 김복진 생가를 매입해 발전시켜볼 생각을 하는 것은 굉장한 일"이라며 "청주시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복진 선생 생가터를 매입한 오헨리씨. / 이지효
김복진 선생 생가터를 매입한 오헨리씨. / 이지효

오 씨는 김복진 생가 복원과 미술관 개관 등에 관심을 가지며 조소에 대한 열정으로 현재 목원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오 씨는 "올 가을 열리는 미술제에서는 김복진 추모제와 조각전, 포럼, 전국 미술대생들에게 현장 수업, 생태미술 퍼포먼스 등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잘 이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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