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추모소 방문 유가족 위로
추념식서 한·미 양국 6·25 전쟁 참전 노병 화상 조우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최근 군내 부실급식 사례들과,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에서 "군 장병들의 인권뿐 아니라 사기와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바로 잡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 스스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고 혁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믿는다"며 "보훈은 지금 이 순간, 이 땅에서 나라를 지키는 일에 헌신하는 분들의 인권과 일상을 온전히 지켜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현충일 추념식에 매년 참석해 이번이 다섯 번째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제66회 현충일을 맞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제66회 현충일을 맞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이날 행사에서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양국 노병의 화상 조우가 이뤄졌다.

미군 공수부대원으로 참전해 같은 날 오른팔과 오른다리를 잃은 윌리엄 빌 웨버 대령(96)은 영상 편지에서 '아리랑'의 첫 대목을 노래한 뒤 "한국전에서 한국 장병들과 친분을 맺고 함께 싸우고 슬프게도 그들이 목숨을 잃는 순간까지 지켜봤다"고 떠올리며 "함께 복무한 카투사들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의 지난 5월 미국 방문 시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함께 했었다.

웨버 대령은 "미국은 많은 국가의 국민들을 돕기 위해 참전해왔지만, 우리에게 가장 깊은 감사를 전한 분들은 한국인"이라며 "양 국민은 형제·자매가 됐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같이 갑시다"라고 했다.

이어 6·25 당시 미 2사단 23연대에서 카투사로 참전한 김재세 하사(94)가 단상에 올라 답장을 낭독했다.

김 하사는 1953년 2월 당시 미군 중대장의 지휘로 적진 한복판에서 전사한 카투사 2명을 찾아낸 일화를 소개하며 "중대장님은 진심으로 우리를 형제로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저는 형제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우정이 있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 그리고 전우들을 기억해줘 감사드린다. 우리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8월 입대해, 휴전 후인 1953년 9월 전역했고, 그해 2월 금곡 서북방에서 적과 교전 중 부상당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의 공군 성추행 피해 이 모 부사관의 추모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의 공군 성추행 피해 이 모 부사관의 추모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편 문 대통령은 추념식을 마치고,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해 피해 이 부사관의 추모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 부사관의 부모에게 "얼마나 애통하시냐"며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 부사관의 부친은 "딸의 한을 풀고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했고, 모친은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약속하고 함께 추모소를 방문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철저한 조사 뿐 아니라 이번 계기로 병영문화가 달라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