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 급식소에서 조리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 5명이 암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 학교비정규직노조 충북지부(이하 학비노조)는 14일 충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해 "청주 A학교의 조리실무사인 정모씨가 지난해 3월 폐암 수술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이 학교 급식실에 근무했던 조리 노동자 4명이 유방암(3명)과 위암(1명)에 걸린 것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학비노조는 "A학교 조리실은 반지하에 있고, 환기시설도 공기순환이 잘 되지 않는 열악한 상황"이라며 "조리 종사자들의 암 발생은 조리과정에서 나온 발암물질에 장기간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급식실 종사자들은 볶음·튀김 요리 등을 할 때마다 발생하는 매캐한 가스를 흡입하고 어지러움을 느꼈다고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학비노조는 "A학교의 집단 암 발생은 개인적인 건강 문제가 아니라 작업장의 환경 등과 관련 있는 직업성 암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비노조는 "산업재해 예방 및 안전보건에 책임이 있는 충북도교육청은 암 발생 원인을 정밀조사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학교 급식시설 사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충북도교육청은 "암 판정을 받은 5명 중 일부는 2∼4년 전에 퇴직했다"며 "학교 조리실 근무로 인한 암 발병이 직접적인 발병 원인인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유해인자 노출 여부 확인을 위한 표본 조사를 진행하고, 유해인자가 기준치 이상으로 확인되면 작업환경측정 대상 학교 근로자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을 추진한다. 작업환경측정 표본조사는 노조와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또 모든 학교 환기시설 및 후드 등 배기장치 점검과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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