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관계자 "화물차 수시로 부딪혀… 3평에 3억원 요구"
토지주 "땅 매입때 등한시하더니… 3천만원 주면 제거"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한 농로 옆 개인 사유지에 세워진 말뚝으로 이 곳을 지나는 화물차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박건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한 농로 옆 개인 사유지에 세워진 말뚝으로 이 곳을 지나는 화물차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박건영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한 마을.

이 마을 위쪽 공장들이 들어선 곳으로 이어진 농로( 농작물을 심고 가꿀 때 쓰이는 길) 중간 모퉁이에 커다란 철재 H빔이 말뚝처럼 박혀 있다.

2m정도의 철재 H빔이 박혀 있는 곳은 농로가 회전하는 지점이다.

이로 인해 이곳을 지나는 대형 화물차들이 통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로가 이어진 위쪽으로는 3개 업체에 모두 5개의 공장이 위치해 있다.

이 업체들은 약품 및 물류 회사들로 40t이 넘는 대형 화물차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한 공장 관계자는 "농로가 회전하는 구간에 사유지라는 이유로 철재 H빔을 설치해 차량 통행에 어려움이 많다"며 "처음에는 철재 H빔이 똑바로 서 있었지만 차량들이 수시로 부딪치다보니 현재 조금 기울어져 있다"고 차량 피해를 호소했다.

복개한 하천 부지에 건축자재들이 쌓여 농로 양쪽을 막고 있는 모습. /박건영
복개한 하천 부지에 건축자재들이 쌓여 농로 양쪽을 막고 있는 모습. /박건영

이 관계자는 "설치된 곳이 사유지라는 이유로 남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지만 정작 H빔을 설치한 A씨는 자신의 공장 앞 복개한 하천부지에 자신의 건축자재들을 잔뜩 쌓아올려 놨다"며 "수년 전부터 쌓아 놓은 상태로 목재들이 썩고 있어 언제 무너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형적인 '내로남불'로 자신에겐 관대한 태도는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현재 다른 곳에 차고지를 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장 관계자는 "대형 화물차가 들어와야 하는데 H빔으로 들어 올 수 없는 상황"이라며"할 수 없이 작은 트럭을 통해 여러 번 물건을 실어 나르고 있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A씨가 지난 3년 전 H빔을 설치하며 이곳 땅 3평 가격으로 3억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A씨도 이곳 땅을 구입하기 전 다른 업체들과 같이 피해자였다는 것이다.

당초 H빔이 세워진 토지를 소유하고 있던 사람은 B씨다.

이때 B씨가 A씨를 포함한 다른 업체들이 통행하지 못하게 길을 막았다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이에 A씨가 자신의 토지와 대토 및 일부 금전을 주고 매입한 후 B씨와 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A씨는 업체들의 주장이 억울하다고 밝혔다. A씨는 "3억원은 기존 땅주인이던 B씨가 입구를 틀어막고 요구를 했던 가격"이라며 "3억원이 아니라 3천만원을 주면 H빔을 뽑겠다고 업체들에게 밝혔다"고 말했다.

지난 3년 전에 B씨로부터 자신의 땅과 대토 및 5천만원에 땅을 구입할 때 다른 업체 3곳에 1천만원씩 총 3천만원을 지원해 주면 자신이 2천만원을 보태 구입하겠다고 했지만 이들은 묵묵부답 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결국 개인적으로 시작한 문제가 감정싸움으로 이어져 인근 업체 모두가 불편을 겪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이 같은 문제에 청주시는 개인 사유지에 설치됐기 때문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개인 사유지에 설치됐고 농로를 침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철거하라고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소송을 통해 법률적으로 해결하거나 마을 사람들이 중재해 원만하게 협의를 보는 방법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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