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출신 박영희 작곡가 공연 관람차 청주 방문 예정
오페라 '길 위의 천국' 11월 12~13일 청주서 세계 초연

청주 출신 박영희 작곡가
청주 출신 박영희 작곡가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여고 출신, 청주 명예시민 1호인 세계적인 재독 작곡가 박영희(76) 전 브레멘 국립음대 교수가 작곡한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일대기를 담은 오페라 '길 위의 천국'이 오는 11월 12일과 13일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세계 초연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2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무총장 이철수 신부, 프로젝트 총감독 청주교구의 류한영 신부, 지중배 예술감독, 이수은 연출가가 참석했다.
 

최양업 신부

'땀의 순교자'로 불리는 최양업 신부(1821~1861)는 충남 청양 다락골 출신으로 조선 후기 한국의 첫 신학생 3인 중 1명으로, 한국 천주교회에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인 사제가 된 인물이다. 라틴어로 된 교리를 우리말로 번역해 박해를 피해 산골 곳곳에 숨어 있던 천주교인들에게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최양업 신부의 성덕을 기려 '가경자(可敬者)'로 선포했다. 가경자는 '공경할 만한'이라는 뜻의 라틴어 'venerabilis'에서 유래한 말이다.

한국(조선)에서 가장 먼저 서양음악을 배운 최 신부는 마카오 신학생 시절 성가를 배우며 서양음악에 눈을 떴고 훗날 조선으로 귀국해 음악을 통해 천주교의 교리를 알리는데 앞장섰다.
 

'길 위의 천국'은 창작 오페라로, 최양업 신부의 업적과 일대기를 담은 작품이다.

작곡은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베를린 예술대상'을 받은 재독 작곡가 박영희 교수가 맡았다. 그는 최양업 신부가 지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사향가'를 복원해 오페라 속에 녹여냈다.

오페라 대본은 청주교구 류한영 베드로 신부와 고연옥 작가가, 예술감독과 지휘에는 독일 트리어시립극장과 울름극장의 부총음악감독 및 수석지휘자를 지낸 지휘자 지중배 씨가 각각 맡았다. 무대 연출로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연출가 이수은 씨가 참여한다.

최양업 신부 역할에는 한국인 최초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 코벤트가든의 주역인 테너 박지민과 독일 브레멘극장 전속 솔리스트 김효종이 나선다.
 

지중배 예술감독은 "박영희 작곡가는 이 오페라를 통해 기존의 오페라 양식을 벗어나 바그너의 '악극' 이상의, 서양음악, 한국음악, 무용, 성악, 연극 등의 조화로 확대된 새로운 '극'을 선보일 것"이라며 "표면적인 주인공은 최양업 신부이지만 오페라의 가장 많은 등장과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합창단으로, 다시 말해 "교우들"이라 불리는 이름 모를 '민초'들이 숨어있는 주인공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페라는 11월 12∼13일 청주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20∼21일 서울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23일 광주 빛고을문화회관 무대에 오른다.

'길위의 천국' 무대 디자인
'길위의 천국' 무대 디자인


나혜경 청주 조예술감독은 "박영희 교수님은 11월 청주에서 세계 초연되는 공연 참여를 위해 한국을 방문 예정"이라며 "건강이 가장 큰 문제인데 일단 스케쥴은 잡아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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