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구상나무 고사목. /국립산림과학원
한라산 구상나무 고사목. /국립산림과학원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제주도 한라산에 자생하는 구상나무 고사 원인이 강한 바람과 기후변화인 것으로 조사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사라져가는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쇠퇴 원인을 연륜연대학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잦아진 태풍에 의한 강한 바람과 기후변화 등이라고 28일 밝혔다.

연륜연대학은 나무의 나이테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기후 및 자연환경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연구방법이다.

구상나무는 2011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위기종으로 분류된 신생대 3기부터 수백만 년 동안 우리나라에 적응한 특산수종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라산 구상나무 숲은 고산지역의 강한 바람과 얕은 토양층 등 혹독한 환경에 적응했으나 최근 39% 이상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정확한 쇠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충북대학교 서정욱 교수팀과 2017년부터 3년간 해발 1천600~1천700m에서 고사목과 생육목 총 120개체의 나이테와 32년간의 기상자료를 비교했다.

조사 결과 태풍의 강한 바람과 기후변화에 따른 봄철 온도상승, 상대적 낮은 한계수명이 고사 원인임을 밝혀냈다.

대표적으로 한라산 동쪽(진달래밭)과 남쪽(방애오름)은 2012년 태풍 볼라벤 등 잇따른 강한 태풍이 고사의 주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듬해는 고사목이 더 증가한 것으로 조사했다.

고사 시기는 대부분 봄과 여름 사이 약 63%를 차지해 수분 부족이 쇠퇴에 영향을 준다는 기존 결과를 확인했다.

임효인 유전다양성복원팀 박사는 "한라산 구상나무 쇠퇴 원인 규명을 통해 태풍 위협의 심각성과 숲의 연령 구조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DNA 이력관리를 이용한 과학적인 복원기술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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