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지효 문화부장

추석 연휴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에 10월 초 2주 연속 대체연휴가 이어지면서 가을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는 등 문화예술계에 또 다시 불똥이 튀었다. 정부가 지난 1일부터 전국의 대면 축제 및 행사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자 각 지자체는 긴급회의를 열고 10월에 예정된 대면 행사들을 취소하거나 연기, 또는 축소했다.

1일부터 시작됐던 제63회 충북예술제 행사도 전시 개막식은 취소했고 의전행사도 관계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유튜브 온라인 송출로 대체됐다. 이후 이뤄진 공연도 1천5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선착순 200명까지만 입장한 채 치러졌다.

당장 8일 예정됐던 충북도립교향악단 공연도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대체된다. 이 공연 또한 7월 23일 무대에 올리려 했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10월 8일로 연기, 또 다시 상황이 악화되는 바람에 온라인에서 만나야 한다. 8일과 9일 개최 예정이었던 청주문화재야행도 11월로 연기됐다.

2년마다 개최되는 2021청주공예비엔날레도 타격을 받고 있다. 다만 비엔날레가 통상적인 축제 성격보다는 2년마다 열리는 국제 전시에 방점을 둔 전람회라는 점, 현재 전국의 국공립 미술·박물관에 적용되는 방역 지침보다 강화된 기준으로 인원을 제한하고 있는 점, 소독매트와 소독게이트 등 2중·3중의 방역시스템을 구축해 안전하게 관리해온 상황 등을 고려해 예정된 17일까지는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무료 관람으로 개방해 온 충북공예워크숍과 공예마켓 등 야외 행사장은 폐쇄됐고, 충북공예워크숍의 체험 프로그램과 크래프트캠프 어린이 워크숍도 중단된다. 6일과 13일 예정된 초대국가의 날 행사도 전면 온라인으로, 17일 폐막식도 온라인으로만 실시간 중계될 예정이다. 또 전시장 동시입장객 수도 회당 300명에서 250명으로 축소해 1일 최대 1천800명에서 1천500명으로 줄여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조직위 구성원 및 운영 요원, 문화제조창 근무자 등을 대상으로 지난 5일과 오는 12일 선제 PCR검사를 실시해 방역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상황에 문화예술계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충북예총 관계자들도 열심히 준비해온 행사를 더 많은 사람과 함께하지 못함을 아쉬워했다.

이지효 문화부장.
이지효 문화부장.

온라인 공연으로 대체한다고 해도 현장의 감동을 느끼기에는 역부족이다. 예술인들 또한 적은 인원이라도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있음을 느껴야 하는데 이조차 어려워진 상황. 시립예술단과 호흡을 맞춘 출연자들도 하나같이 "관객과 함께하는 얼마만의 공연인지 모르겠다"며 "너무 행복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행사를 며칠 앞두고 10월 축제행사 연기 및 취소요청에 문화예술계는 멘붕 상태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꼭 무관중 온라인 공연만이 상책인지는 고민해봐야 한다. 지금까지 공연장에서 확진자가 나오거나 확산된 적은 단 한건도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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