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 잔]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

흔히 인도에는 인구보다 종교수가 더 많다고 할 정도로 사람들이 다양한 종교를 믿고 있다.

인도에서 발생한 종교만 해도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가 있는데, 인도의 전통 종교 신앙은 BC 8세기경 완성된 우파니 샤드 철학이고, 이를 현재까지 계승한 것이 힌두교이다. 그런데 BC 6세기경 스스로 해탈하여 부처가 되었다고 주장하는 수도승들이 나타나서 새로운 종교를 창설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불교와 자이나교이다.

불교는 알겠는데, 자이나교는 뭘까?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수행이 고된 불교'라고 보면 된다.

자이나교의 승려들은 매우 엄격한 수행 규칙들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 옷을 입지 않고 나체로 다닌다.(흰 천 한장 정도는 걸쳐도 된다고 믿는 백의파도 있다) 둘째, 음식은 채소만 먹는다. 셋째, 그릇 한 개와 공작 깃털로 만든 빗자루만 소유한다.(빗자루는 앉거나 누울 때 자칫 실수로 작은 생명체를 죽일까봐 쓸고 터는데 사용한다.) 넷째, 어디든 걸어서 다닌다. 다섯째, 하루에 한 번, 11시에서 12시 사이에만 음식이나 물을 섭취한다. 여섯째, 맨바닥에서 잔다. 일곱째, 남자는 석 달에 한 번, 여자는 넉 달에 한 번, 머리카락과 수염을 손으로 쥐어뜯는다.(이게 가장 어렵다고 한다.) 여덟째, 음식은 그릇 없이 손으로 받아서, 수저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먹는다. 아홉째, 수행이 깊어지면 하루 한 끼 식사도 서서 먹는다. 열 번째, 만일 공양 받은 음식에서 머리카락이나 벌레가 나오면 즉시 식사는 중단되고, 하루 동안 금식을 한다.

이런 엄격한 금욕주의와 고된 수행법들 때문에 불교에 비해서 성장이 더딘 편이어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교도수는 600만 명 정도이고, 이 중 400만 명은 인도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적은 교도수에도 불구하고 인도 내에서의 영향력은 상당한데, 자이나교도는 인도 전체 인구의 0.42%에 불과하지만 인도 전체 세금의 24%를 내고 있다는 점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살생을 하지 않는다'는 교리를 지키기 위해 대부분의 교도들이 살생을 하지 않고도 생계를 이어 나갈 수 있는 상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교도들 중에는 상대적으로 부자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이나교 승려들이 고통스러운 수행을 통해서 도달하려는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자발적으로 점차 모든 음식 섭취를 줄여나가서 죽음에 이르는 것'이라고 한다.

하루마다 야영지를 찾아서 천막을 치고 잠자리를 마련하는 사람은, 더 크고 화려하게 만들려고 애쓰지 않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모두 이 지상에 잠시 천막을 친 사람들이다. 잠시 머무르는 곳에서는 잠을 잘 수 있으면 그뿐, 내 잠자리가 더 넓고, 더 화려하다고 뻐긴다는 것은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

생각해보면 완벽하게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몸 조차도 3년정도가 지나면 신진대사에 의해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어 이전의 물질은 하나도 없게 된다고 한다. 매일 세포가 죽고 생성되는 순환의 주기가 최장 3년이기 때문이다.

'꼭 필요하지 않은데도 더 소유하려고 애쓰면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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