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세림 청주시 오송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과거에 학교 근처, 동네에는 서점이 한두 군데쯤은 꼭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학교나 학원에서 필요한 문제집을 구입하거나, 또는 학급문고에서 돌려 읽을 책을 사기 위해 들렀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동네는커녕 학교 주변에서도 서점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온라인으로 책을 구매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태블릿PC나 스마트폰으로도 책을 볼 수 있게 되면서, 종이로 책을 읽는 경우도 줄어들고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오프라인 서점은 설자리를 잃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중, 고등학교 시절 반 아이들 한 명씩 책 한 권을 가져오면 총 35 ~ 40권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학급문고처럼 책을 공유하는 것을 좋아했다. 다른 친구들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아는 것, 그리고 내가 감명 깊게 읽은 책을 다른 친구들이 읽어보는 것도 좋았다. 시험기간을 제외하고 시간이 날 때 틈틈이 책을 읽는 것이 요즘 말로 '소확행'이라고, 당시에는 나름대로의 즐거움이 있었던 것 같다. 또 누구나 좋아하는 책 장르가 하나씩은 있을 텐데, 나는 소설 중에서도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책을 읽으면서 점점 빠져들게 되어, 범인이 누군지 추리하는 것에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하지만 나도 대학에 입학한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오히려 책을 읽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었다. 시간이 없기도 하거니와, 마음의 여유가 부족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도중에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되어 오히려 책에 제대로 집중하는 것이 어렵다. 나는 시간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여유를 가지고 있어야 책을 읽는 즐거움도 더욱 늘어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일하기에 바빠 책을 읽으면서 재미를 느낄 여유가 없는 것 같다. 이런 것과는 반대로 오히려 책을 읽으면서 힐링을 하거나, 일부러 책을 읽으면서 여유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한편으로는 그런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나도 책을 많이 읽으면서 좋은 책을 골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새 책을 사려고 할 때 막상 사야 할지 말지 망설였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중고서점도 많이 생겨서, 굳이 새 책이 아니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중고 책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책을 사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이 가지고 있던 책을 팔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읽지 않는 책들을 되파는 것도 가능해졌다.

안세림 청주시 오송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안세림 청주시 오송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책을 판매한 돈으로 다른 책을 사게 되면 저렴한 가격에 책을 구입하는 동시에 여러 종류의 책을 접해볼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보통 집에서 자리만 차지한다고 생각하는 책들이 있으면 버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활용한다면 자원을 아끼는 동시에 더 많은 책을 읽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