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카리타스(가톨릭사회복지) 8년 공부하며 빵도 배웠죠"

김성우 충북재활원 마리아의 집 원장이자 가톨릭사회복지연구소장이 지난 14일 청주 모 커피숍에서 장애인의 고령화 문제와 해결 과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김성우 충북재활원 마리아의 집 원장이자 가톨릭사회복지연구소장이 지난 14일 청주 모 커피숍에서 장애인의 고령화 문제와 해결 과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충북을 대표하는 중증장애인요양시설인 충북재활원이 때아닌 '빵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천주교 청주교구 신자들 사이에서는 독일에서 빵공부(?)를 하고 온 김성우 신부가 부임한 뒤부터 빵맛이 좋아졌다는 얘기가 종종 돌고 있었다. 이는 실제로 지난해 12월 성탄절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월 6천만원의 매출로 이어졌다. 연 3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요셉 베이커리의 운영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21일 김성우 제5대 충북재활원 원장을 만나 들어봤다.

"사실 빵과 가까운 이미지이긴 하다.(웃음) 우리 재활원 내 수석제빵사님 2분을 비롯 베이커리팀이 실력이 좋으셔서 호평을 받는 것 같다. 특히 수석제빵사이신 서성철(56)씨는 충북재활원 출신으로 대전 태극당과 서울 나폴레옹 제과에서 제빵기술을 배우고 오신 실력자다. 어릴적부터 빵에 대해 천부적인 소질이 있으셨던 것을 수녀님들이 일찌감치 알아차리시고 제빵사의 길을 걷게 되신 케이스다."

김 신부의 말에 따르면 13세 이하 재가 장애인 등 일일 70여명이 재활의원을 방문하는데 함께 온 보호자들의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성우 신부는 지난해 9월1일자로 부임하자마자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 장애인 고령화 문제과 함께 충북재활원 내 마리아의 집 개축사업에 대해서도 건의해 의미있는 성과를 이끌어 낸 바 있다.

그는 "발달장애인의 경우 신체기능이 급격히 저하되고 노화속도가 빨라 사실상 혼자 생활이 어렵다. 장애인 복지시설의 탈시설화와 소형화를 외치지만 사회복지망이 탄탄하게 갖춰져 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사회적으로 노인문제에만 포커싱 돼 있지만 장애인의 고령화 문제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독일 프라이브룩대학교에서 7년 6개월을 공부하고 온 김 신부는 '카리타스(Caritas)', 일명 가톨릭사회복지에 대한 할말이 많아 보였다.

현재 천주교 청주교구청 소속의 가톨릭사회복지연구소장도 맡고 있다.

"재활원 내 평균 입주기간이 30년 이상에 달한다. 입주 장애인들의 경우 그를 돌보던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오롯이 혼자 남게 된다. 최근 40년동안 재활원에서 사셨던 분의 임종을 지켜드린 일이 있었다. 무연고자인 줄 알았던 분의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형제가 있었던 것을 알게됐다. 돌아가시고서야 나타난 가족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현재 충북재활원 내 마리아의 집은 99명, 요셉의 집은 101명이 생활하고 있다.

"30여년 전 몸도 마음도 어렸던 분들이 그대로 같은 공간에 머물고 계시는 게 현실이다. 충북재활원 내 공간 문제는 개축사업의 이유가 됐다. 지난해 도종환 전 장관님과 면담에서 경청해주셨던 게 인상에 남는다. 장애인 인권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설계부터 달라져야 했다.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더없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직원분들과 열심히 뛸 것이다."

22일 현재 청주시에 등록된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현황에 따르면 미평동, 율량동, 사직동 등에 위치한 8곳에 불과하다.

주간보호시설 이용에 있어서 연령층 제한 등으로 고령화된 장애인은 외면받고 있다는 게 김 신부 설명이다.

김성우 신부는 "유튜브 사이트에 미국 abc방송에 방영된 '캐나다인 자폐아 소년 칼리'가 있다. 자폐아 행동의 이유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영상이다. 고령화된 장애인에 대해 맞춤정책의 출발은 여기서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김성우 신부 약력

- 천주교 청주교구 소속

- 2007년 1월 23일 사제수품

- 가톨릭사회복지 연구소장

- 꽃동네 대학교 교수

- 충북재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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