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협구미교육원 정석윤 교수

독일의 화학자 리비히(Liebig)가 과거 주장한 '최소양분율 법칙'이 있다. 농작물이 안정적으로 생육하려면 여러 양분이 적당한 비율로 공급돼야 하는데, 다른 양분이 아무리 충분해도 한 가지 양분이 부족하면 농작물 생육은 이 부족한 양분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독자분들도 많이 들어보셨으리라 생각된다.

우리가 익힐 알듯 생산의 3요소는 토지, 노동, 자본으로 우리농촌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영향으로 이 생산의 3요소 중 노동력 부족이라는 악재에 직면해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농가당 경지면적이 1.08ha로 2015년 1.2ha보다 10%나 감소했고 농가 총 경지면적이 2015년 131만ha에서 2020년 111만6000ha로 감소한데다 고령가구와 도시근교 출입경작 농가가 늘면서 0.5ha 미만의 농가 비중도 51.9%로 5년전보다 7.2%p 높아졌다.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농업에 종사하는 청년층이 줄어든다는 것은 단순히 생산 가능한 노동인구가 감소한다는 사실에 그치지 않는다. 농업인 고령화와 농촌인구 감소를 가속화하며, 생명산업인 농업기반이 약화되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따라서 미래농업의 주역인 MZ세대 청년농업인 육성은 미래농업 발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를 절실히 느끼는 농협등 관련기관은 청년들의 영농정착과 영농기술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필자가 속한 농협의 창업농지원센터의 '청년농부사관학교'과 '청년창업농과정'이 대표적이다. 영농정착지원사업은 영농 초기 소득이 불안정한 청년창업농들에게 영농 및 경영교육과 정책자금을 안내·지원해 청년농들이 농촌에서 잘 정착하도록 상시 지원하고 있다.

이런 정부와 농협등 관련단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귀농인구 중 청년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10%대로 제자리걸음이다. 농협경제연구소에서는 농업에 종사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영농정착의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대부분 응답자는 영농생활에 만족하고 있으나,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고, 지속가능한 영농을 위한 지원(교육, 의료등 기반시설)에 있어서는 불만족을 표시했다. 특히 영농정착을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시설확충과 농기계 구입을 위한 경영자금 확보의 어려움'(26.3%)을 꼽았고 농지확보(22.2%), 기본생활비(16.2%), 영농기술 습득(10.1%)에 대한 어려움도 읍소했다.

이런 조사결과를 토대로 필자가 속한 농협과 정부 관련부처는 다각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 신규 청년농업인의 창농 준비과정부터 정착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정보제공과 교육, 사업지원 등을 위한 계획을 더욱 정밀히 세워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 등과 협력해 관련 단체별로 흩어져 있는 다양한 정책·사업·교육 정보를 한데 모아 청년농업인 맞춤형 어플리케이션(NH 오늘농사 등)을 구축해 올해 정상운영 할 계획이다. 청년농업인의 창업·창농 단계를 예비기, 준비기, 정착기, 성장기로 분류하고 단계별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는 한편, 경영·마케팅·영농기술 분야 현장컨설팅도 병행 실시할 계획이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보다 '사람'이다. 특히 MZ세대 청년농업인은 달라진 농업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며 미래농업을 이끌어 갈 차세대 주역들이다. 청년들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고 직업으로서 농업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많아지도록 우리 모두가 지혜와 역량을 모아지원해야 한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다시 강조하지만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MZ세대 농업인 육성이 절대적이다. 이를 위해 그들의 '농가 경영·소득 안정'과 '농업인력 육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귀농을 희망하는 청년들 스스로도 역경을 뚫고 도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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